《잊지 못할 감동, 일군으로서의 원점》
2023년 05월 26일 07:27 총련총련 오사까부본부 부영욱위원장
《그 순간, 동창생들이 일제히 환성을 터쳤지요. 배경대에 등장한 거대한 글발, 처음엔 기계장치의 움직임인줄 알았는데 눈여겨보면 사람이 있네요. 정말 놀랐습니다.》
총련 오사까부본부 부영욱위원장은 당시 오사까조고 3학년생이였다. 약 400명의 동창생들과 함께 뻐스를 타고 도꾜로 올라가 대집단체조를 보았다.
《오사까는 동포들이 가장 많이 살던 곳이라 조고생들도 자기들이 제일이라는 기질이 있었는데 그때만큼은 탄복했습니다. 도꼬조고생들이 멋지게 보였지요. 우물안의 개구리가 세상의 넓음을 알게 된 순간이라고 할가요.》
부영욱위원장도 오사까의 동포동네에서 자랐다. 어디서나 1세들의 고향사투리가 들려오고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민족을 알고 배웠다.
고급부 1학년이 되면서부터 조선학교를 다녔다. 《소위 <모범생>들과는 거리를 두는 그런 학생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대집단체조를 보고나서 바뀌였다.
《그렇게도 큰 감동을 받은게 처음입니다. 이제까지 내가 뭘 해왔는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겠다. 마음을 바로잡은 다음부터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학교생활을 보내게 되였습니다.》
오사까의 조고생들이 도꾜에서 받아안은 감동은 단순한 감정의 분출이 아니였다. 조국에 대하여, 총련조직에 대하여 직감적으로 더 깊이 알게 되는 정치적각성의 순간이였다.
《대집단체조의 이듬달, 뻐스를 타고 니이가다로 수학려행을 갔습니다. 부두에 정박해있는 귀국선에 올라 조국의 향취가 느껴지는 식당에서 점심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오사까로 귀환하는 뻐스안에서 <한일조약>이 체결되였다는 라디오방송이 흐르자 어느 동무가 눈물을 흘리며 성토를 시작했습니다. <모범생>이 아닌 동무들도 감화되여 항의와 규탄의 목소리를 올렸지요. 대집단체조를 함께 본 우리모두가 바뀐것입니다.》
부영욱위원장은 《이전보다 더 진지하게 수업에 림하고 열심히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교원이 될 꿈을 안고 조선대학교에 입학하였다. 민족교육의 최고학부에서 학우들과 집단생활을 보내면서 느낀 감동이 있었고 교육실습의 현장에서 느낀 감동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오사까의 조선학교에 교원으로 배치되여 총련사업의 첫발을 뗐다.
《동포들속에 들어가 감동을 받을 때마다 성장하면서 그 첫걸음을 오늘까지 이어왔습니다. 돌이켜보면 내가 이 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틀림없이 감격에 넘쳐 총련의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그 체험입니다.》
부영욱위원장은 동포사회에 일대파문을 일으킨 1965년의 대집단체조가 《기적을 창조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숱한 사람들을 애족애국의 정신으로 감화시키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재일조선인운동을 앙양시키는 거대한 힘을 낳았다.
《세월은 흘러도 전통은 이어지고있습니다. 이토록 어지럽고 엄혹한 환경속에서도 총련은 동포사회와 우리 학교를 꿋꿋이 지키며 새로운 발전의 토대를 닦고있습니다. 우리는 남들이 엄두도 낼수 없는 기적을 오늘도 창조하고있는것입니다. 》
(김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