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불타는 섬》 5/황건
2022년 01월 08일 11:40 단편소설같이 나온 두 동무에게 명령을 전달하기 앞서 정희는 어쩌면 좋을지 모를 괴로운 생각에 잠겨버렸다. 싸움을 중간에 놓고 포중대동무들과 헤여지겠거니는 정희는 조금도 생각지 못했었다. 일종의 절망에 가까운 말못할 쓰라림 없이 당장에 정희는 이들과 헤여질 일을 생각할수는 없었다. 그중에도 싸움속에 마음도 몸도 불붙는가싶은 대훈의 모습은 지울길 없는 진한 영상으로 혈육과도 같이 가슴에 하나 가득해왔다. 지휘부는 방선의 위급을 생각하고 몇생명이라도 더 아끼려 이들과 갈라놓는것이라고 생각되였다. 정희는 벌써 오래전부터 하여온 생각이면서 지금에야 하게 된 생각처럼 그들이 생명을 내여놓고 계속 싸우고있는 한 자기도 함께 남아야 하는것은 같이 싸우던 자기의 가장 귀중한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생에는 이보다 더 절박하고도 더 중대한 시간이 있지도 않았지만 있을것 같지도 않고 이 시간이야말로 자기의 가장 귀중한것이 결정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가슴허비듯했다. 이 시간에 그렇지 못할제 자기에게는 영원히 돌이킬수 없는 후회가 남을것이며 이 시간에 그렇지 못할제 아무때에도 자기는 귀중하게 살수 없으며 귀중하지 못한 그 생애가 아까울수도 없을것이였다. 아직도 적정은 보고되여야 할것이고 중대는 상부와 수시로 련락되여야 할것이고 그들은 더 도움을 받아 외롭지 말아야 할것이고 또 포중대동무들의 싸움은 모든 부모형제들에게 전하여져야 할것이였다. 어려운 이 전국에 당하여 중대원자신들의 비상한 각오도 그러려니와 뒤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비장한 마음 없이 지금 월미도에서 싸우는 이들을 생각할수는 없을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