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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차 《꽃송이》 1등작품〉초6 작문 수요일의 악마

2026년 02월 01일 08:00 꽃송이1등작품

사이다마초중 김시령

사이다마동무들! 내가 그 이름도 유명한 동무들을 공포에 빠지게 하고 나쁜 길로 유혹하는 《수요일의 악마》입니다!

나는 수요일 방과후 아무도 없는 속에서 누구한테도 들키지 않게 《악마》활동을 벌립니다. 《악마》활동이 뭐냐구요? 가만 가만. 서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요.

내가 《악마》활동을 벌리게 된것은 4월말의 어느날이였습니다. 학교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느라 심심해서 5학년교실 칠판에 락서를 하고있었어요. 그 와중에 갑자기 선생님께서 교실에 오셨어요.

《너 뭐 하냐! 어서 지우세요!》

선생님께서는 그 말만 남기고 나가셨습니다. 아무도 없는 교실. 칠판을 절반 닦은 순간 생각이 피뜩 떠올랐어요.

(아무도 없을 때 몰래 칠판을 닦으면 재미나겠다.)

동무들이 도깨비가 칠판을 지운줄 알고 공포에 빠지는 모습을 상상하면 히히히 하고 입꼬리가 올라갔습니다. 이것이 《악마》활동의 출발이였어요.

나는 수요일이면 하교방송 당번이기에 모두가 돌아가는 속에서 16시반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자 문득 그날 생각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칠판 지우자.)

기다리는 동안에 나는 칠판을 깨끗이 닦았습니다. 흰 글자들을 지운 후의 안개같은 칠판. 그래서 거기에 종이를 발랐습니다.

《질판을 깨끗이 닦았어요. 수요일의 악마》

그림 : 류선주

나는 4학년생이 스스로 닦은것처럼 만들어놓고싶었어요.

그래서 《칠판》을 일부러 《질판》이라고 썼고 이름도 《수요일의 악마》라고 달았습니다.

다음날 4학년 교실은 왁작거리고있었습니다.

《이건 누가 한거야?》

동무들, 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는 히히히 하고 입꼬리가 올라갔습니다.

그날부터 수요일이면 록카정리, 전등불끄기, 문단속확인… 16시부터 16시반까지는 나의 《악마》활동시간이 되였어요. 그때마다 수요일의 악마라고 씌여진 종이를 붙여놓았습니다.

여러번 《악마》활동을 한 후의 어느 목요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침일찍 교실로 가니 칠판에 종이가 붙어있었습니다.

《교실을 청소했어요. 목요일의 악마》

(이건 내가 한건 아닌데?)

그러나 나는 그 종이에 씌여진 글자를 보고 곧 알았습니다. 그 《악마》가 누구인지.

《우리 6학년의 그 동무일거야!》

그후에도 놀라운 일은 계속 일어났습니다.

벽에는 《닦았어요. 토요일의 악마》,  바닥에는 《쓸었어요. 화요일의 악마》 남몰래 좋은일을 하는 《악마》들이 대량발생하기 시작한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학급에서는 아침이면 칠판이나 여러 구역에 붙은 종이를 찾으려고 왁작거립니다.

(오늘은 어떤 종이가 발라졌을가? 누가 악마가 되였을가?)

글자를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6학년생들이 쓴것 같았습니다.

(우리 6학년생들이 최고학년답게 숨은 모범을 꽃피우고있는구나…)

대량발생하는 《악마》들을 보면서, 남몰래 소년단을 위한 일을 한 학급동무들을 보면서 소년단을 잘 꾸리려는 깨끗한 마음을 느꼈어요.

나는 그때 문득 《동무와 함께 스스로》의 학급구호가 떠올랐어요. 그 말그대로 우리 학급이 하나가 된것으로 하여 가슴 뿌듯해짐을 느꼈습니다.

어느 월요일의 방과후 초3교실에서 단위원회 회의를 가졌을 때 칠판이 어지러운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단위원들로 닦기로 하였습니다. 내 눈에 비친것은 즐겁고 보람차게 칠판을 청소하는 단위원동무들의 모습이였습니다. 이윽고 칠판에 눈을 돌려보니 그것은 혼자서 청소할 때보다 동무들의 마음마냥 깨끗해보였어요.

《야, 종이를 발라 남기자!》

어느 한명이 말한것입니다. 누가 했는지 들키지 않도록 한사람씩 바꾸면서 글자를 썼습니다.

《칠판 깨끗이 했어요. 월요일의 악마》

나는 《수요일의 악마》입니다.

오늘은 수요일. 오늘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입꼬리를 올리며 남몰래 활동을 하는 《악마》가 있을것입니다.

조심하세요. 동무들의 학교, 학급도 이제 악마세력이 침식할것입니다.

히히히…

기쁨의 목소리

정말로 자기의 작품이 1등을 했는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1등을 했다고 하니 《악마제1호》가 될수 있은것이 자랑스럽고 가슴이 뿌듯해졌습니다.

이 글은 우리 학교뿐만아니라 다른 학교들에서도 애교활동을 하는 동무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이 경험을 살려 소년단활동에서도 남이 모르는데에서도 스스로 행동해나가겠습니다.

〈단평〉그리움은 머리속에서 생기는것이 아니구나

독자의 호기심을 단번에 끌어당기는 《수요일의 악마》는 장난스러운 분위기속에 교실을 깨끗이 하는 착한 행동을 숨겨두어 이야기의 반전과 주제가 매우 인상적이다. 작은 장난이 다른 동무들에게로 퍼져가며 집단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오직 우리 학교에서만 태여날수 있는 유쾌한 기적처럼느껴진다.

(진)

 

(조선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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