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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차 《꽃송이》 1등작품〉중1 작문《처음 보는 우리 가족》

2025년 02월 14일 09:00 꽃송이1등작품

도꾜중고 리희연

내가 초급부 6학년때 학교에서 빨간 광고지가 뿌려졌다. 광고지를 빨갛게 물들인것은 우리 나라 녀자축구선수들의 빨간 유니폼이였다.

《우리 나라 녀자축구대표선수들이 일본에 와서 축구경기를 한다!》

이어서 한장 더 알림이 차례졌다.

《경기당일 우리 나라 선수와 함께 입장하는 〈에스코트킷즈〉를 추점으로 뽑는다?!》

교실은 순간에 법석 끓었다.

《야! 대단해!》

《반드시 뽑히고싶어!》

축구경기에 그리 흥미가 없었던 나는 동무들만큼 마음이 높뛰지 않았지만 집에 가니 남동생과 어머니가 야단을 떠는것이였다.

동생은 나를 보고는 그 빨간 광고지를 척 내보이며 《나 〈에스코트킷즈〉 응모해!!》라고 보란듯이 말했다.

(응모자는 꽤 많을텐데 뽑히는건 어렵겠지…)

다음날 학교에서도 남동무들의 화제거리는 온통 《에스코트킷즈》였다.

《넌 응모했니?》

《물론이지!》

《나두 했어!》

이처럼 어디가나 《에스코트킷즈》의 얘기로 일색이다보니 나도 조금씩 경기에 흥미가 들기 시작했다.

며칠 지난 어느날 집에 가니 어머니가 기쁜 걸음으로 나에게로 다가왔다.

《야! 성연이 뽑혔어!》

(설마 《에스코트킷즈》에!?)

《진짜!?》

나는 벌린 입을 다물수 없었다.동생은 너무너무 기뻐했고 동무들은 부러워하면서도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되여 우리 가족은 다같이 축구경기를 보러 가게 되였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여 경기당일을 맞이하니 그 어느때보다 축구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모두 오늘의 경기를 기대하고있구나!)

아니나다를가 오늘은 보통 축구경기가 아니라 우리 나라 선수들을 직접 볼수 있는 경기이니말이다.

나도 기대감을 안고 가족과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전차칸에서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그리고 경기장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많아졌다.그 《빨간색》들은 하나같이 같은 곳을 향했다.

크고 웅장한 경기장!

(이렇게 멋진 경기장에서 경기를 한다니 아주 대단하구나!)

우리 팀 응원석을 꽉 메운것은 아까 본 《빨간색》들이였다. 그때에야 나는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우리 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재일동포들이라는것을 알았다.

빨갛게 물들여진 응원석. 여기저기서 나붓기는 우리 나라 기발. 흥겨운 노래소리… 나의 마음은 순간에 울렁이며 높뛰였다. 그리고 나도 이 속의 한사람으로 함께 응원할수 있는것이 기뻤다.

그림:심혜숙

이윽고 선수들이 입장했다. 동포들모두 요란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환영했다.

《야,성연이 저기 있어!》

주변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이건 집에서 들은 얘기인데 동생은 등번호 16번의 박신정선수와 손을 잡고 입장했다. 선수에게 던지는 질문을 미리 준비했는데 막상 만나고보니까 너무 긴장해서 말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박신정선수가 먼저 동생에게 이름을 물어주고 친절하게 말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동생에게 잊을수 없는 추억을 새겨주며 시작한 축구경기는 매우 치렬하게 진행되였다.

일본에 2점을 먼저 빼앗겼지만 우리 선수들은 굴함없이 꼴문을 향해 뽈을 몰았다. 몸을 세게 부딪치면서도 날래게 뛰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고 멋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달릴수록 응원석도 한층 열기를 띠였다.

《필승조선!!》

온 동포들이 목이 터지게 웨쳤다. 나도 열심히 응원했다. 동포들이 하나가 되여 응원하는것은 아주 즐거웠다.

그때 우리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닿았는지 한 선수가 범처럼 달려나와 꼴문을 향해 멋지게 슛을 쏘았다.

《우리 나라 꼴인!》

《아싸-!》

순간 경기장은 축포가 터진것처럼 끓어올랐고 응원석의 동포들은 서로 얼싸안고 박수치며 기뻐하였다.

(우리 나라 선수 정말 대단해!)

모두 크나큰 감동에 휩싸였다.

단순한 득점이 아니였다. 나에게는 우리의 응원소리와 선수들의 기백이 하나가 되여 얻어낸 소중한 1점으로 느껴졌다.

경기는 아쉽게도 1대2로 패했지만 그 감동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 정말 멋지구나.)

그런데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나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경기에 패하여 억울한 눈물을 흘리는데 선수들은 동포응원석까지 달려와 깊숙이 머리를 숙이는것이 아닌가!

조국에서 온 우리를 힘껏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이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것 같아 나의 마음은 더욱 뜨거워졌다.

다음날에도 그때 선수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언제나 우리 나라의 악선전만 하던 매스콤이 우리 선수들의 경기모습과 동포들의 응원에 대하여 태도가 바르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그런 보도를 접하니 마음은 흡족했고 선수들에게서 받아안은 감동이 더 뜨겁게 끓는것 같았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길을 가다가도 처음 보는 사람은 많지만 인차 기억에서 사라진다.

나는 이번에 우리 선수들, 우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처음으로 보게 되였다. 우리 동생처럼 손을 잡아본것도 아니며 멀리서 경기를 관람했을뿐이다.

그런데 어째서 며칠이 지났어도 내 머리속에서 선수들생각이 떠나지 않는것일가…

그건 분명 우리가 같은 민족, 하나의 피줄로 이어지고있기때문일것이다. 사는 곳도 다르고 분명 초면이였지만 같은 피줄로 이어진 한민족이라는 사실이 그날 우리를 하나의 큰 가족처럼 단결하게 한것이다.

멀고먼줄 알았던 우리 나라에 조금 더 가까와진것 같았다.

한피줄이 하나가 되는 감동을 안겨준 우리 선수들을 처음으로 보게 된 그날을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잊을수 없다.

기쁨의 목소리

내 동생이 에스코트킷즈로 선발된것을 계기로 조국에서 온 우리 선수들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였습니다. 그때의 느낌이나 감동을 잊지 못해서 글에 담아보자고 이 글을 쓰게 되였습니다. 1등이 되였다고 들었을 때 놀랐지만 아주 기뻤습니다.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평〉어린 마음에 움튼 혈육의 정

《우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난 학생은 그들을 《우리 가족》이라고 불렀다. 녀자축구선수들에게 성원을 보내며 혈육의 정 움텄던 마음의 변천에 관한 작품이다. 《필승 조선!》, 《우리의 응원과 선수들의 기백이 하나가 되여 얻어낸 1점》, 《경기는 패했지만 감동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날 경기장에 모인 동포들이 간직한 감정을 소박한 필치로 담아내였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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