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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해주-하성〉서 온 편지》 28/김병훈

2022년 08월 25일 09:00 단편소설

그는 그저 덤덤히 앉아서 듣고있었어요. 내 얘기가 다 끝았는데도 그는 그냥 앉아서 산아래 여기저기 불이 휘황한 공사장들이며 그 멀리 벌판과 산맥들을 자못 감개에 넘치는 얼굴로 바라보있었어요. 그러더니 문득 그는 고개를 돌려 우리가 앉은 매화산 릉선일대를 휘둘러보는것이였습니다. 웬일인지 그의 눈은 언젠가 우리가 파헤치던 흙구덩이에 가서 딱 멎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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