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꽃송이》 1등작품〉고급부 작문 《-10℃의 불씨》


고베조고 최지세

두번째로 보게 되는 조국의 모습은 2년전보다 훨씬 더 반짝거려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2020년 새해 주체조선의 성지 삼지연에서 진행되는 설맞이공연에 참가하기 위하여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의 한 성원으로서 나는 또다시 조국을 방문할 행운을 지니게 되였다.

조국의 많고많은 사랑과 배려속에서 훈련의 나날을 보내던 우리는 어느날 우리 조국에서 으뜸가는 교예극장인 평양교예극장에서 관람을 하게 되였다.

극장은 바늘 꽂을 틈도 없을만큼 벌써 조국인민들로 꽉 차있었다.

그런데 한복판의 좋은 좌석들만은 텅 비여있었다.

지도원선생님께서는 일본에서 온 우리들은 특별히 여기에 앉아도 되는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지정된 좌석에 앉자마자 한 녀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나 여기 잘 보이는 좌석표를 구했는데…》

그 소리는 확실히 내가 앉을 자리를 보고 한 말이였다.

녀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도원선생님께서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입니다.다른 좌석에 앉으시오.》

이렇게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녀성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것 같았으나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라 미안한 마음으로 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녀성은 하는수 없다는듯 부루퉁한 얼굴로 내 옆의 층계에 앉았다.

자기 가방을 엉뎅이아래 깔고 3시간이나 되는 요술공연을 바닥에 앉아서 보겠다는 심산이였다.

공연은 시작되였으나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내 마음속에서 마치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것만 같았다.

녀성은 표를 구하느라 얼마나 애를 쓰셨을가.이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며 기대했을가…

그런데 이 녀성의 좌석을 내가 가로챈것 같아 내 마음속은 죄악감에 휩싸였다.

(분명 화가 났을거야…)

그래도 자리를 양보해준데 대한 인사는 드려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녀성의 얼굴을 다시금 살펴보았다.

그러자 녀성은 갓난애기를 보는듯 상냥한 얼굴로 《몇살이냐?》 하고 나에게 물었다.

녀성의 상냥한 표정,따뜻한 목소리에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순간적으로 《14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나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있었다.

이제 요술이나 보고있을 경황이 아니였다.

그는 동정인지,감동인지,놀라움인지 참으로 복잡한 표정으로 《14살…》이라고 중얼거리더니

《이역땅에서 우리 조국에 대해 알고 배우자니 힘들지?》

하고 가늘고 따뜻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하였다.

그림: 성명숙

녀성의 인정어린 말과 목소리,표정이 가슴속에 스며드는것만 같아 나는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아,이것이 조국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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