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꽃송이》 1등작품〉중1 시 《간이리발소》


니시도꾜제2초중 중1 김유세

우리 집 목욕실에

《간이리발소》 꾸려졌다!

크지 않은 거울앞에

불편한 의자 하나

 

손님은 3명

목욕통안에서 기다리는

맨몸뚱이 동생 2명

활딱 옷 벗고

의자에 자리 잡은 나

 

리발사는 우리 어머니

반소매 반바지차림으로

리발기 한손에 들고

간이리발소 들어오신다

그림: 최려순

 

이제 난 중학생인데…

활딱 벗는것도 상고머리도

좀 부끄러운거

어머니는 아시려나?

 

처음엔 내 차레

무심코 가만히

다음엔 둘째 차례

귀찮다 투덜투덜

마지막엔 막내 차레

깎기 싫다 삐죽삐죽

 

꼭같이 생긴 머리 세개

리발기 쏜살같이 달려가고

눈깜짝할 사이에

《상고머리 세형제》 완성!

 

거울앞에 나란히 선

《상고머리》 상,중,하

―가만 보자…

아니,군데군데 긴 머리 남았잖아!

 

《상》은 까불고

《중》도 따라하고

《하》는 그걸 보며 깔깔깔

리발사는 민족스레 동영상 찍는다

 

솜씨 서투른 간이리발소

상고머리밖에 못하는 간이리발소

손님도 웃고

리발사도 웃으면

김가집 간이리발소 오늘의 영업 끝!

기쁨의 목소리

7월의 《교내글짓기경연》을 위해 쓰던 글을 시로 다듬어 응모했는데 그 시가 1등을 했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머리를 깎기 싫어하는 세형제의 마음과 오늘 반드시 깎고야말겠다는 어머니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가고 고민했던 나날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1등은 기쁘고 우리 집 《간이리발소》도 좋지만 나도 이제 중학생이니 앞으로는 정식한 리발소에서 머리를 깎고싶습니다.

〈단평〉작은 한토막에서 여러 생각을 꺼내는 글

중급부 1학년생인 필자에게 있어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리발이 고맙긴 해도 좀 부끄럽기도 하지.

작품은 이 어줍은 감정을 꾸밈이 없이 잘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독특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짧고 간편하면서도 리듬감있게 글을 잘 썼으며 마감부분을 매력있게 형상하였다.

글을 읽느라니 아이키우기에 분투하는 어머니와 자라나는 형제들의 모습까지 상상이 된다.

잘된 글은 이렇게 작은 한토막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