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60번째 년하장/배학태
2026년 02월 27일 11:22 기고새해 첫 아침에 내가 먼저 찾는것은 우편함이다.
나에게는 새해가 되면 빠짐없이 보내여오는 한장의 년하장이 있다. 그 년하장은 이번에 60번째가 되였다.
보낸 사람은 마쯔야마시에 사는 송철효라는 친구인데 히로시마조선중고급학교(당시) 고급부 1, 2학년을 함께 배웠다. 돌이켜보면 나의 75년간의 인생에서 그와는 단 2년간만을 함께 지냈던 사이이다.
그는 학생시기 공부를 잘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모범적인 학생이였다. 우리 말쓰기운동에서는 구수한 우리 말로 앞장에 섰다. 특히 그의 우리 글 붓글씨는 명필이였고 학교행사때면 늘 간판을 맡아 쓰군 하였다.
그는 열심히 배워 교원이 되길 지망하였다.
당시는 고급부생이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교원이 되려면 이바라기조선중고급학교(당시) 사범과를 졸업하여야만 했었다. 그래서 그는 고급학교 3학년이 되니 이바라기로 전학하였다. 그런 까닭으로 나와 그는 단 2년동안만 히로시마에서 지냈던것이다.
그는 마음먹은대로 학교를 졸업하고나서 우리 학교 교단에 서고 일편단심 교원생활의 한길을 걸었다. 마지막은 오까야마초중 교장을 하고 은퇴하였다.
지금은 총련 에히메현본부 비전임일군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조직의 일을 돕고있다.
우리 사이에는 좋은 추억들이 많이 남아있다.
우리는 함께 기숙사생활을 하였다.
나는 특별히 허가를 받고 《아시히신문》 조간을 배달했는데 가끔 그 친구는 도와주군 하였다. 추운 겨울날 아직도 어둡고 흰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이른아침에도 도와주었던 일이 생생하다.
조청 조고위원회활동의 일환으로 좋은 학교만들기운동에 적극 나섰으며 항일빨찌산들의 회상기학습, 평양방송듣기운동에도 적극 참가하였다. 또한 조국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수 있는고 어떤 길로 나서면 좋겠는가 뜨겁게 론쟁하기도 하였다.
그와 헤여진 후 사는 지역도 다르고 서로 바쁜 시간을 보내다나니 가끔 전화련락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같은 심정이였고 목적과 지향은 같았던지 뜨겁고 끈끈한 인줄로 이어져있었다.
그런데 요즘 그에게서 전화나 메일문자가 오면 가슴이 섬뜩할 때가 있다.
나이 75세가 되니 사람의 명이 끊어져 세상을 떠난다는것은 별것도 아니고 두렵지도 않지만 우리 학교에서 함께 배우던 동창생, 선후배들이 우리 곁을 떠난다는것은 가슴에 구멍이 뚫리도록 매우 가슴아프고 쓸쓸하다.
앞으로 그의 년하장을 몇번 받아볼수 있겠는지 알수는 없지만 서로 건강에 류의해야 할것이다.
우리 둘은 조선학교에서 민족교육을 받았길래 뜨거운 정으로 맺을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우리 학교가 포근히 안아주는 고향집 같은 존재이다.
우리 학교에서 배우며 자라서 참 좋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요즈음이다.
(히로시마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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