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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시】인생찬가/박재수

2024년 10월 16일 11:28 문화

교또중고 9기생 희수기념동창회에서

지난 9월 29일에 진행된 교또중고 제9기생 희수(77살)기념 동창회에서 박재수선생(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교수, 언어학박사)이 발표한 시를 소개한다.

우리 나이 이제는

일흔일곱살

인생도 황혼에 가까와온다

한생을 빛나게 수놓으려

억세게 살아온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오른다

 

반가운 희수축하동창회에서

이국의 하늘아래

혼을 태워

먼저 간 벗들의

그립고그리운

얼굴을 추억하며

그들이 생전에 피워간

웃음꽃에

눈시울을 적신다

추모의 정을 담아

삼가 인사 올린다

 

정다운 회포를 나누는

우리 9 기생들

인생년륜에 새겨놓은

희로애락

생사고락을

오늘은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떠올리자

 

《철학의 길(哲学の道)》의 벗꽃이여,

《은각사(銀閣寺)》의 단풍이여,

꿈속에 그린

내 고향의 모습으로

바람타고 그윽한 향취

교정에 실어올 때

그대들을 벗삼아

우리 말,

우리 문화,

우리 력사를

우리는 마음껏 배웠노라

 

교정에 새겨놓은

아름다운

추억의 발자취

오늘도

우리 마음

설레게 하누나

 

학업에, 소조에

청춘을 바치며

젊음을 구가하던 학창생활

그 나날들에 자래운

푸른 꿈을 이루고저

가시덤불 헤치며 걸어왔어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걸어온 가시덤불길

시련도 많았고

눈물도 많았지만

슬픔은 짧았고

기쁨은 길었으니

인생의 슬픔도 기쁨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자

 

세월은 우리 보고

늙기를 재촉하지만

아들딸 손자손녀

우리 보고 오래 살라

웃음으로

힘을 주네

희망을 주네

 

파란만장 우리 인생

가슴속에 묻어두고

남은 인생

사랑만을 가슴에 안고

오래오래 살아보자

가족사랑,

학교사랑,

동포사랑으로

(조선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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