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을 들자/손행언
2023년 08월 10일 12:00 문화
잔을 들자
우리 다시 만났으니
잔을 들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고베조고 졸업후
54년이란 긴긴 세월이 흘렀다오
그 어간에, 다들
아이를 키우고
손자도 보고
동포사회에서 삶을 누리면서
즐거운 나날도 보냈건만
오늘처럼 기쁜 날이 어디 있겠소
내 지금도 기억에 삼삼하구나
4.24의 전통을 이은 모교에서
청춘시절을 보낸 고급부의 3년세월…
창너머 스마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교실에서 마음껏 배우고
우정도 깊이면서
푸른 꿈 키운 못잊을 나날
가슴에 《고베조고》라고 새겨진
빨간 유니홈 입고
구슬땀 흘리면서 축구공 쫓던
아- 그 나날이
지금도 두눈에 삼삼하구나
헤여지면 그립고
만나면 정다운
고베조고 16기 동창생들
오늘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회포를 나누게 되였으니
우리 함께 잔을 들자요
70평생 보람찬 나날들을
잔에 가득 채워
하고픈 이야기, 듣고싶은 이야기
철철 철철 흘러넘치게
술을 부어
잔에 부어
한껏 취해보자구
그러면 2023년 6월 11일
산노미야의 천금같은 오늘 이 상봉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을게 아니겠소
-고베조고 16기 동창회에서 읊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