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성고수의 된바람을/문예동 새 작품소개(4)
2023년 04월 30일 14:00 문화・력사문예동은 재일동포사회의 민족성을 고수하기 위한 된바람을 일으켜나가는데서 기수가 될 의지를 안고 《강령적서한관철을 위한 전형창조운동》에 주인답게 떨쳐나서고있다. 작가예술인들을 총발동하여 조국사랑, 동포사랑, 후대사랑을 종자로 하는 문학예술 작품창작의 열풍을 일으켜나가는데서 새로운 전형을 창조하고있다. 《전형창조운동》이 추진되는 5월말까지 운동기간에 창작된 새 작품들을 중심으로 문학, 음악, 미술, 서예, 사진작품들을 소개한다.
〈시〉우렁이/리유실
금붕어는 모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왜 잘 쳐다보는가를
금붕어는 모른다
들이마시는 물이
왜 늘 깨끗한가를
그래서
금붕어에게는
이끼 안 끼고
맑고 투명한 세상이
당연한것이다
금붕어는 계속
모르면서 산다
쉼없이 밑바닥을 핥으면서
오만가지 오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존재를
―몰라도 돼
나는 내 할 일을 할뿐―
나직이 대답하듯 청소하는
말없는 우렁이 한마리
직장의 접수 탁상우에 금붕어어항이 있는데 오래된것이라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이끼를 깨끗이는 제거할수 없었다. 그래서 우렁이(タニシ) 몇마리를 어항속에 넣었더니 며칠사이에 해묵은 이끼들이 말끔히 없어져 어항이 제모습을 되찾았는데 그런 일상의 한토막에서 착상을 얻어 이 시를 쓰게 되였다.
투명해진 유리너머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손님이 많아졌지만 금붕어는 좀처럼 그 리유를 모르면서 마음껏 《제 삶》을 누린다.
조꼬만 몸으로 어항속을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금붕어의 생활을 안받침하는 우렁이. 그 어떤 대가나 보수를 바라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우렁이의 착하고 성실한 《삶》은 바로 《멸사복무》의 본보기일것이다. 그런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우렁이의 존재를 우리는 결코 당연한것으로 여겨서는 안될것이며 우리는 종종 어항속에 금붕어 모습만을 찾기 마련이지만 그러는 우렁이의 《존엄》과 《각오》에 조금 더 눈길을 돌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곁에도 우렁이와 같은 동포가 꼭 계실것이기때문에.
〈음악〉날은 밝는다/작사 김정수, 작곡 고명수
어떤 곤난속에서도 우리들을 밝게 비쳐주는 조양을 가슴에 새기고 곧바로 미래를 향하여 걸어가자는 생각을 담은 작품이다.
〈아크릴수채화〉김장/김새별
작품 《김장》은 11월 늦가을에 겨울동안의 먹거리인 김치를 담그는 우리 나라 풍습과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고추, 생강, 마늘, 파 등 우리에게 친숙한 양념, 젓갈, 야채들이 《소금요정》들의 우리 자장가에 잠들어 하나로 어울려 맛있게 익어가는 모습.
그것은 민족교육의 화원속에서 동포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안고 슬기로운 민족문화를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어엿한 조선사람으로 자라나는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과도 같다.
〈서예〉할머님 김치/김효혜
김치맛은 집집마다 다르죠. 우리 집 김치는 남편 할머님 손맛이다. 남편은 할머님과 32년을 함께 지냈다.
밤늦도록 일하시는 어머님대신 밤낮가림없이 돌봐주신 할머님. 어릴적에 장난치다가 근처 일본사람에게 혼났을 땐 《게안타》고 하시며 머리 숙여 함께 사과해주셨고 배가 아프다고 할 때면 잠들 때까지 배도 만져주셨다. 증손자인 우리 아들 삼형제도 많이 예뻐해주시고 몸이 편치 않으신데도 만날 때마다 안아보자고 웃으며 기뻐하셨다.
항상 락천적이고 어떻게든 살수 있다고 앞만 보고 걸어오신 강한 할머님. 그 모습을 남기고싶어 글을 지어 작품에 담았다. 제목글은 우리 글 판본체 필법으로 쓰고 본문은 내키는대로 써나갔다.
조부모님들의 삶이 제 뿌리가 되고 인연이 겹쳐서 다음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어져 많은 힘을 실어줄것이라 믿고 바란다.
〈사진〉지하금강 《송암동굴》/문광선
평안남도 개천시 철석봉기슭에 있는 《송암동굴》은 지금으로부터 약 10억년전에 형성된 고회암층이 오랜 세월 용해, 용식작용을 받아 돌꽃, 돌고드름, 돌순 등으로 형성되면서 천태만상의 조화를 이루고있다.
(조선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