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성고수의 된바람을/문예동 새 작품소개(3)
2023년 03월 31일 09:08 문화・력사문예동은 재일동포사회의 민족성을 고수하기 위한 된바람을 일으켜나가는데서 기수가 될 의지를 안고 《강령적서한관철을 위한 전형창조운동》에 주인답게 떨쳐나서고있다. 작가예술인들을 총발동하여 조국사랑, 동포사랑, 후대사랑을 종자로 하는 문학예술 작품창작의 열풍을 일으켜나가는데서 새로운 전형을 창조하고있다. 《전형창조운동》이 추진되는 5월말까지 운동기간에 창작된 새 작품들을 중심으로 문학, 음악, 미술, 서예, 사진작품들을 소개한다.
〈시〉선배/강명숙
한동안 보도화면을 보며 미간을 찌프리더니
때마침 울려온 전화종소리
알았습니다! 하고 벌떡 일어서서는
내 옆자리에 앉은 두 선배
바람인양 니이가다에로 달려갔네…
300키로메터의 먼거리를
한달음에 달려간 《노란 샤쯔》들
쉴념을 모르는 그들모습 바라보며
허무감에 눈물짓던
동포들의 눈가엔 또다른 이슬이 맺히고
물은 가라앉았어도
벽들에는 허리높이까지 새겨진 흙탕물흔적
밀어내고 쓸어내고 씻고 또 씻어서
노란 샤쯔가 진창말이를 하고서야 겨우
우리 선배들 얼굴에 서글픈 미소가 피였다
그런데 어찌하랴,
시간이 원쑤로다
-정말 고맙다, 덕분에 살겠구나
동포들 안도의 표정 보았어도
선배 발길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네
온집안이 아직은 상처투성이,
동포들 마음의 상처도 채 아물지 않았는데…
그래서 남겼다는 말
-오히려 고맙습니다! 다시 오겠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미덥다고,
사람을 보내준게 수백만 돈보다 더 기쁘다고
고마움의 인사 거듭 전해주시는 동포들에게
선배들은 아마
소리없이 속으로 이렇게 되뇌였으리
(감사는 우리를 이곳으로 보내준 조직에 하시라고)
어려울 때여서 보다 뜨겁게 안겨오는
소중한 우리 집 우리 조직의 넓은 품
그속에서 오가는 따뜻한 정이
다시 일어설 용기 북돋아주었으리라
…
크지 않은 사무실
내 옆자리로 돌아온 두 선배
그들이 니이가다에 새겨온 모습은
《동포제일주의》로 약동하는
우리 새세대들의 한결같은 마음
그래서 나도 함께 속다짐했다
동포들이 부르는 곳이라면
언제든 어느 곳이든 제일먼저
우리 청년들이 달려가겠습니다
2022년 8월 新潟 県北지방에 내린 폭우의 영향으로 이 지역 동포들이 큰 피해를 입어 총련중앙의 지도밑에 즉시 긴급복구지원대가 무어져 조청일군들이 현지에 파견되였다.
갓 조청의 일군으로 나선 필자의 선배들이랑 동기생들이 한달음에 달려가 침수된 가옥들의 복구사업도 하고 위문금도 전달하였다.
갑자기 소집된 지원대라 그들은 현지로 떠나는 길에서 작업복을 구했고 총련중앙에서 준비해준 《노란 샤쯔》를 다같이 맞추어 입었다고 한다.
긴급복구지원대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선배》가 필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내용인즉 현장상황은 정말 말이 아니였다는것, 복구활동을 하면서도 오히려 동포들의 정과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것, 니이가다라는 재일조선인운동사가 깊이 새겨진 곳에서 참으로 귀한 만남, 경험을 했다는것, 진흙투성이가 되면서 할수 있는 사업은 다 했지만 아직은 쉽게 평온한 생활을 되찾기 힘든 동포들을 두고 돌아올수밖에 없는 허무감이 남았다는 것 등등이였다고 한다.
필자는 이런 조청일군들의 언행이야말로 강령적서한에 담겨진 원수님께서 바라시는 동포제일주의와 상부상조의 기풍이 선 모습이고 동포제일주의를 뼈와 살에 깊이 새긴 일군의 모습이 아닌가고 생각되여 시작품에 담게 된것이다.
〈음악〉파랑빛/작사 양금녀, 작곡 천수일
《파랑빛》은 동포들과 아이들에게 안겨줄 새 희망,찬란한 미래의 빛갈.
그 빛은 애족애국의 한길을 걸어온 우리 앞길을 언제나 환히 비쳐주었다.
가는 길 아무리 험해도 잃어버리지 않은 희망의 빛.
맑게 개인 저 하늘처럼, 끝없이 펼쳐진 저 바다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를 안겨준 그 빛을 더 밝게 빛내여가리라.
우리를 파랑빛 빛나는 미래에로 이끌어주는 통일조국의 찬란한 빛을 따라 4.24의 전통으로 빛나는 효고애족애국운동의 새로운 전성기를 앞당겨 개척해나가리라.
우리 함께 창창한 미래를 비쳐가자, 눈부신 희망의 빛-《파랑빛》으로…
〈유화〉고추/로영남
해볕에 말려 붉게 익은 고추를 앞에 둔 어머니와 그것을 날리며 노는 아이의 흐뭇한 모습을 그린 유화 《고추》는 《조선인부락》에서 나서자란 재일동포2세화가의 마음속깊이 남아있는 어린시절의 원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떠있는 고추는 이국땅에서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지 아직 모를 래일을 암시했지만 온화한 어머니의 미소지은 얼굴은 락관을 준다.
붉게 익은 고추를 련상시키는 배경의 빨간 색갈은 이역땅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조선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을 나타낸다.
우리 동포들의 지나온 생활풍경을 그린 유화 《고추》는 보는 사람들에게 재일동포특유의 민족적정서와 공감을 준다.
〈사진〉반갑습니다/김창명
예쁜 유치반 어린이들의 밝은 표정과 우리 말로 열심히 노래부르는 모습이다.
〈서예〉한암스님의 시/윤선호
《다리 아래는 푸른 하늘, 머리 우에는 산》
이 말은 역설적이고 일반상식에서 벗어난다. 례를 들어 산꼭대기에 있는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해보면 어떤 반응을 할가.
그 사람은 아마도 무슨 말을 하는거냐고 신기해할것이다.
이번에 쓴 이 난해한 말은 근대 조선불교의 고승인 한암스님(1876-1951)의 시의 한 구절이다. 시는 한암스님이 25세무렵 합천 해인사에서 그의 스승인 경허스님과 선문답을 했을 때 읊은것이다. 경허스님은 이 시에 대해 선(禅) 깨달음의 경지로서 평가하고 인정했다.
나는 이 시의 진의를 리해하고싶어 작품의 소재로 선택했다. 원래의 한문에 한글 토를 덧붙이는 형태로 한자는 안진경의 행서를, 한글은 추사 김정희의 편지글을 참고로 하여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