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나인 나무/김정수
2012년 10월 15일 16:29 문화・력사봄에 꽃을 피우고
여름엔 그늘을 주는
그것뿐이 아닌 나무다
가을에 열매를 맺고
겨울엔 찬바람을 막아주는
그것뿐이 아닌 나무다
모란봉언덕에 딩굴던
은행의 씨
일본의 한 녀성의
마음의 보자기에 싸여
천리만리
바다를 건너온 씨
조일친선의 상징으로 자라라
아침저녁 한마음 정성들여
씨를 심고
묘목을 가꾸어
오늘은 요꼬하마 네기시공원에
하늘을 향하여
높이도 자랐구나
조선과 일본의 밝은 래일 꿈꾸며
일본사람들이 크게 키운 나무
엔젠가는
《평양은행나무》
이 표말이 아니꼽다고
구두발에 채이고
칼까지 맞았어도
눈비를 이겨
찬바람을 이겨
높이높이 솟은 나무
이 나무아래
조일이 잡은 손 놓지를 말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출
그 봄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무는 꿋꿋이 솟아있다
일본에 하나인 나무
세상에 하나인 나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