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묶음 《삶의 이야기》 통학길
2019년 05월 29일 11:19 주요뉴스코노래 / 양금녀
막내아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한해가 지났다.형들과 손잡고 학교 가는데 코노래 흥얼거리는 아들에게 엄마는 《뭐가 그리 좋으냐? 뭐가 그리 신나냐?》 하고 물어보군 한다.
난 외동딸이여서 함께 손잡고 갈 형제들은 없었다.더구나 학교가 멀었던 나의 통학길은 다른 동무들보다 일찍 집을 떠나고 늦게야 돌아오는 그런 통학길이였다.
겨울이면 아직 새벽빛이 들기도 전에 남먼저 집을 나서려니 힘겹기도 하였다.아침밥을 채 넘기지도 못해서 운전수아저씨가 다른 애들이 타기 전에 어서 먹으라고 김밥을 사다주신 일도 한두번이 아니였다.어떤 날은 너무 바삐 집을 뛰여나온 바람에 운동화가 아니라 끌신을 신고 나온지라 너무 부끄러워서 교사에서 운동장에 나가지 못했던 일도 있었다.뻐스칸에서 졸다가 눈까풀을 세게 다쳐서 파랗게 부어오른 일도 되살아난다.때로는 동무들과 너무 떠들어대서 아저씨가 벼락을 떨구시는 날도 있었다.
통학뻐스가 가닿지도 않는 먼 곳에 이사가서 한시간에 두어번만 오는 전차를 타고 갈 때도 있었고 학교는 가까와졌어도 통학뻐스를 맨 먼저 타고 에돌아가니 역시 내 통학길은 늘 먼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