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을 이루는 고향의 맛/평양랭면을 통해 평화시대에 이바지
2018년 07월 06일 14:07 주요뉴스《오늘도 맛있게 먹었네. 배가 터질것 같아.》, 《집에 가서 좀 쉬였다가 저녁에 또 보자요.》
길가는 2명의 어르신들과 마주쳤을 때 마침 그런 회화가 들려왔다. 신나가따역에서 전차를 내린지 몇분도 안되는 사이에 벌써 동포동네의 향기를 느끼게 되였다.
이곳 고베시 나가따구에는 1939년부터 4세대에 걸쳐 운영되는 동포랭면집 《원조 평양랭면옥(元祖 平壌冷麺屋)》본점이 있다. 방금 마주친 어르신들은 이 가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온 손님들이였다. 가게는 이역살이속에서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동포들을 위하여 시작되였다.
평양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하는 동포들의 념원을 풀어주기 위해 시작한 이 랭면집은 조선민족이 평화의 새시대에로 큰 발걸음을 내디딘 올해 내외의 큰 관심을 받고있다.
력사적인 북남수뇌상봉이 이루어진 4월 27일 두 수뇌분들의 대화속에 평양랭면이 언급된것을 계기로 큰 화제거리가 되여 련일 많은 손님들과 언론사들이 찾아오고있다.
제4대 주인인 장수기씨(36살)는 그 당시를 돌이켜보며 《평상시에는 못보는 광경이 가게에 펼쳐졌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있었다.
그는 《찾아온 손님들속에는 이웃의 경사라며 만세를 부르고 돌아가는 일본인들도 있었고 텔레비방송을 통해 소식을 접한 조대시기 선배들이며 근처에 살면서도 이렇게 맛있는 랭면집이 있는줄 몰랐다고 하면서 처음으로 찾아온 손님들, 심지어 꼭 한번 랭면을 먹고싶다며 해외에서 찾아온 손님들도 있었다.》고 하면서 《랭면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속에 정이 오가는 수단의 가장 초보적인것은 바로 먹는것이다. 이번 수뇌회담에서 그 증명으로 평양랭면이 만찬회의 탁상에 올랐으니 참 기쁘다.》고 자부심에 넘쳐 말했다.
그의 할머니가 되는 김영선씨(88살)는 돌아간 제2대 주인의 안해로서 60년이상 함께 가게를 지켜왔다. 그는 《민족화합의 국면에서 평양랭면이 주목되니 자랑스럽다.》며 갈라진 민족을 다시 하나로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 랭면에 대한 애정을 털어놓았다.
일본의 식민지지배의 후과로 어린시절을 일본학교에서 보내고 성인학교에서 처음으로 우리 말과 글을 배웠다는 그는 이번 수뇌회담을 보면서 《하루빨리 조국통일이 이루어지고 북과 남, 재일동포들이 자유로이 왕래할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가. 시부모들이 안겨준 이 랭면집을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 함께 웃는 공간으로 해야 하겠다.》며 맛을 더 추구해나가겠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날 오후 점심시간을 넘어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주방을 바쁘게 오가는 제3대 주인인 장수성씨(65살)는 6월 12일에 진행된 조미수뇌회담에 대하여 《70년동안 대결구도에 있었던 두 나라 수뇌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니 조선반도에서 겨우 전쟁위기가 해소되는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을 갖게 되였다.》고 말한다.
그는 북남수뇌회담을 계기로 평양랭면이 주목되였으나 그 이전부터 이곳 랭면은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심을 토로하면서 《음식업은 〈맛〉을 가지고 사람들사이에 화합을 이룩하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평양랭면은 거기에다가 민족의 전통음식이라는 력사까지 더해진다. 민족의 맛을 이역땅에서 계승해나가는 의의 또한 대를 이어 무겁게 간직하고있다.》며 《이 길을 열어준 선대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오직 정성들여 평양랭면을 만드는 그 길에 밝은 통일시대가 찾아올것을 믿고 계속 맛있는 랭면을 제공해나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70년전 조선학교단압이 대대적으로 감행된 4.24의 땅 효고에서 이 지역의 뿌리를 알며 더 광범한 교류를 벌려나가야 한다고 한 제4대 주인의 말에는 평양랭면을 통해 조선민족을 알고 화합을 이루는 공간을 꾸리고싶다는 동포료리사들의 마음도 깃들어있다.
(한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