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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가극단 《춘향전》을 보고〉약속의 령혼을 잇는 사랑의 이야기

2012년 07월 10일 10:32 주요뉴스

오사까, 도꾜를 시작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강산가극단 전국순회공연이 시작되였다. 세상에 알려진 고전적명작 《춘향전》을 각색한 무용뮤지컬. 전편을 통해 연주되고 열창되는 조선의 피바다가극단의 작곡가 한진옥씨의 진실의 선률을 타고 사랑의 약속을 주고받는 두 사람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서로 믿고 다시 만나 끝내 맺게 되는 참으로 진실한 사랑을 둘러싼 혼신의 무대가 펼쳐진다.

때는 17세기 후반. 조선 제19대 왕 숙종의 시대. 조용히 하늘에서 내려비치는 빛 속에 주인공 성춘향(박순임씨)과 리몽룡(류정일씨)의 그림자가 선히 떠오르는 장면부터 사랑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단오명절. 광한루로 나온 몽룡은 흥겹게 《꽃놀이춤》을 추는 아름다운 춘향에게 마음을 사로잡힌다. 하지만 몽룡은 량반의 아들이여서 과거에 합격하고 장차 고급관리가 되여 살도록 숙명지어진 엘리트이다. 아버지는 남원부사를 맡는 량반이지만 자기 어머니가 기생이였음을 리유삼아 몽룡의 사랑을 본의아니게 거부하는 춘향. 이 운명의 만남을 수줍음으로부터 감미로운 언약으로, 박순임씨와 류정일씨가 무대에 팽팽한 분위기를 조성시키면서도 포근히 감싸주는 춤을 통해 두사람의 미래에 대한 우리들의 간절한 마음을 끌어안아간다.

그러나 몽룡은 아버지의 새 부임지인 한양으로 함께 가게 되여 남원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애석한 리별에 직면하면서도 두 사람은 끝까지 사랑을 지키며 죽어서도 다시 만날 약속을 주고받는다. 이 깊은 심리묘사를 각본, 연출, 안무를 맡은 강수내씨가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남녀의 사랑을 승화시켜 사람과 사람을 련결하는 사랑의 질감을 가득 채우는 무대로서 새로운 《춘향전》을 만들어내려고 애썼다. 두사람의 사랑의 향기를 곁에서 받쳐주는 최성수씨와 황유순씨의 훌륭한 연기도 빼놓을수 없다.

춘향은 새로 부임한 욕심쟁이자 무자비한 남원부사 변학도(류전현씨)의 구애를 받는데 그를 거절한 죄로 항쇄를 쓴채로 매질을 당하고 어두운 옥에 갇혀 사경에 처하게 된다. 이 장면 역시 《춘향전》의 깊이, 다시말하여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사랑, 악에 굴복하지 않는 강함과 아름다움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로서 그 음영을 잊을수 없는것으로 형상하였다. 특히 오광우씨의 조명연출, 《컨템포러리단스》로서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귀신무》 등 현대무용으로서의 《춘향전》을 강하게 인상주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드디여 그 어둠의 저쪽에서 들어오는 빛속을 훌륭한 관리가 되여 개선하고 춘향의 목숨과 사랑을 부둥켜안아주는 몽룡. 전신전령을 다한 무대의 긴장감이 단숨에 풀려 1,500명을 넘는 초만원의 회장이 하나가 되고 빛과 향기가 넘치는 종장을 맞이하게 된다.

그칠줄 모르는 박수갈채를 들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 박수와 칭찬은 금강산가극단의 열연을 향한것임과 동시에 아무리 괴로워도 다시 만나고 하나가 되여야 할 언약을 맺은 사람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온 자신들에게 주어진것이 아니였는가고. 《춘향전》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삶을 묻는 감미롭고도 무거운 《물음》 그 자체가 아니였는가. 부디 많은 일본인들이 이 사랑의 무대를 보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나미시마 히로시, 녀자미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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