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와 나/제2의 우리 학교
2025년 11월 09일 10:00 기고
조선대학교 문학력사학부 어문학과를 졸업하고 군마초중 교원이 된 나에게 조선신보사가 맨 먼저 내준 숙제는 《꽃송이》현상모집이였다.
학생들의 속마음이 어린 원고지와 마주보며 사각사각. 해마다 가을철엔 모집마감날에 쫓기여 여름방학숙제를 부랴부랴 다그치는 학생처럼 된다.
학교행사가 끝나면 또 숙제가 제시된다. 학교소식을 알리는 글쓰기이다.
신보사기자처럼 동포들에게 인터뷰를 하고 학교자랑이 일본각지에서 퍼지게끔, 군마동포들이 기뻐하게끔 콤퓨터와 마주보며 탁탁. 《숙제는 그날중에!》라고 늘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말을 되뇌이며 행사열이 식어지기 전에 써내려간다.
드디여 시험이 닥쳐왔다. 신보의 수필쓰기이다.
평상시 배움의 총화로서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집필한다.
조선신보사는 나에게 있어서 제2의 우리 학교이다. 이역땅에서 힘들더라도 우리 말, 우리 글을 쓰고 지켜가라고 떠밀어주고 배워주는 《우리 학교》이다.
《우리 학교》창립 80돐을 열렬히 축하드립니다!
(김영희, 도꾜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