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수업은 내자신을 위한 《수업》/김정숙
2025년 11월 18일 09:17 기고
초급부 1학년생과 일 대 일의 음악수업
나는 이곳 도까이지방의 우리 학교에서 20여년을 음악강사로 활동하고있는데 학생이 하나뿐인 수업을 맡은것은 지난 학년도가 처음이였다. 교수경험이 좀 있기는 하였으나 교원과 초급부 1학년생이 일 대 일로 진행되는 45분간의 수업을 어떻게 구성해볼것인가고 고민하지 않을수 없었고 일종의 긴장감도 있었다.
첫 수업이 진행되던 날, 내 마음을 알리 없는 꼬마는 우리 말로 인사하며 음악실에 들어섰다. 내가 하는 말들을 빼놓지 않고 다 알아들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서 마음이 놓인 한편 대상이 혼자이니 수업준비는 언제나 더욱 빈틈없이 보다 과학적이면서도 즐겁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나는 교과서의 내용을 소화해가면서 리듬체조와 북치기, 본인의 희망에 따른 피아노치기 등을 도입하면서 음악수업을 진행하였다.
음악수업이 순조롭게 추진되여가던 어느날에 학생은 불쑥 《선생님은 오늘 점심 무엇이예요?》라고 물어보면서는 《나는 〈옴라이스〉예요.》라고 하면서 어머니가 싸준 곽밥을 자랑하는것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 이후로는 어린 학생과의 대화가 많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관심을 두고 학생자신이 즐기는것, 더 하고싶어하는것을 수업에 반영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그런 나날들이 있어 2025년 2월에 학교에서 진행된 《노래와 춤 발표모임》에서 학생은 독창을 하여 관객들에게서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이제는 악보도 제법 볼줄 알게 되였다. 피아노를 잘 치고싶은 욕망은 단 한번도 식은적이 없어 오늘까지 꾸준히 련습해오고있다.
나는 이 학생과의 일 대 일의 음악수업을 2년째로 맡아오면서 품을 들인만큼 수확도 크다는것을 실감하고있다. 또한 어렵고 복잡한 이역땅에서 떳떳이 살아나가는데서 민족음악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것을 학생의 학교생활을 지켜보는 과정에 새삼스럽게 느껴보고있다.
래년 2월에 진행되는 《노래와 춤 발표모임》에서는 이 꼬마가 무대에서 무엇을 보여줄것인지 하는 동포들의 기대와 관심이 작지 않다는것을 알고있다.
나는 이 어린 학생의 미래를 축복하는 마음으로 맡은바 음악수업을 성의껏 잘해보리라 다짐하고있다.

초급부 1학년생과 일 대 일의 음악수업
(기후초중 음악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