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친부모의 눈길입니다》/김지세
2025년 07월 25일 12:06 문화 조국방문조국에서의 15일간을 돌이켜보며
재일조선학생소년대표단의 인솔로 조국을 방문한 나날은 정녕 꿈과 같은 15일이였다.
일본에 돌아온 우리에게 만나는 사람마다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얼마나 행복한 나날을 보냈는지 학생들 표정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도 마음껏 웃는 우리 아이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조선신보》에 게재된 사진, 홈페지에서 공개된 동영상에서 우리 학생들을 친아들, 친딸처럼 보살펴주신 지도원선생님과 운전수선생님, 의사, 간호사선생님들의 모습을 찾아볼수 있다.
그러나 사진이나 동영상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친부모의 눈길로 학생들의 모습을 촬영해주신 촬영가선생님들이다.
× ×
조국에서는 평양지국에 상주하는 《조선신보》기자선생님과 조국사의 촬영가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취재하였다.
조국에 도착한지 1주일쯤 지났을 때 《조선신보》기자선생님이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는것이였다.
《조국의 촬영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을 촬영하시는지 아십니까?》
(어떤 마음…?)
생각해보지도 못한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
기자선생님은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학생들 한명한명에게 〈일생의 보물〉이 되는 멋진 순간을 찍어주고싶다고 하셨습니다.》
(일생의 보물…!)
이 말이 계속 내 머리속에 강한 인상으로 남게 되였다.
(그저 조국방문의 나날에 벌어진 사실을 기록으로 남길는줄 알았는데 아니였구나…)
그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그때로부터 눈길은 저절로 촬영가선생님들에게로 갔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속에서도, 지방으로 가는 흔들리는 뻐스칸에서도 한시도 무거운 촬영기를 손에서 놓지 않은 촬영가선생님들.
뻐스칸에서 갑자기 촬영기를 들었는데 이제까지 독창을 한번도 못해본 학생이 마이크를 잡고 우리 노래를 부르는 순간이였다.
또 어떤 때는 눈을 뻘겋게 하면서 우러나오는 눈물을 참는 학생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그는 이제까지 한번도 울지 않았던 학생이다.
2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였으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안으며 학생들은 나날이 순진하게 밝아졌으며 크게 성장했다.
그런 학생의 모습너머에는 언제나 그들의 작은 변화도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여기며 영상에 담아낸 촬영가선생님이 계셨다.

그림=김지세교원
조국을 떠나는 날 아침 비행장을 향하는 뻐스칸에서 두볼을 적시는 학생들에게 어느 촬영가는 이런 말을 보내주셨다.
《동무들을 키워주고 우리 학교에 보내주신 부모님들에게 감사를 드리고싶습니다. 조국방문기간에 본 모든것들을 잊지 말고 일본에 가서도 조선사람으로서 떳떳이 살기를 바랍니다. 후날 다시 만나면 제가 멋있게 찍어주겠습니다! 》
학생들을 비춘것은 비단 촬영기의 렌즈가 아니다.
이역의 아들딸들을 바라보는 《친부모의 따스한 눈길》이였다.
그래서였는지 모른다.
사실 사춘기나이 학생들이라서 일본을 떠날 때에는 사진, 동영상을 찍는다고 하면 앞머리가 어떻다느니, 각도를 조절해달라느니 자신을 《곱게》 찍히려 애썼다.
그들은 조국의 품에 안겨 시간이 갈수록 그런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다.
촬영기를 향해 큰 입을 벌려 목청껏 노래하였고 아기처럼 엉엉 울었다.
그것은 학생들의 가장 《고운》 모습이였다.
친부모의 눈길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이역땅 아들딸들의 작은 가슴에 아름답게 새겨진 조국의 모습, 일생의 보물이 되였을것이다.
(오사까중고 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