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조국을 노래한 빛나는 무대/황판곤
2025년 01월 07일 12:55 문화문예동도까이결성 65돐기념공연을 보고
그날의 공연은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무대가 아니였다.
수십년의 이국땅에서 살아온 동포들이 간직해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조국에 대한 긍지를 희망의 등불로 밝힌 시간이였다.
노래와 춤으로 꽃피운 문예동 도까이지부결성 65돐기념공연 《소리》(2024년 12월 7일, 나고야시)는 민족의 정서를 울린 빛나는 예술무대였다.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들이 여운에 젖어 자리를 뜨지 못했다.
뜨거운 박수와 환한 미소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출연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모두가 하나되여 공연의 감동과 여운을 함께 나누었다.
◇
65년동안 우리 말과 글을 소중히 지키고 노래와 춤으로 민족문화를 꽃피우며 민족의 넋을 이어온 문예동 도까이지부의 발자취는 우리의 자부심이자 기쁨이다.
그 오랜 세월이 오늘 하나의 눈부신 예술무대로 피여나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였다.
공연장에 일찍 도착한 나는 련습중인 출연자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두근거렸다. 피곤을 잊은 그들의 얼굴엔 오랜 시간 쌓아온 노력의 아름다운 흔적이 력력하였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나는 오늘의 무대가 단순한 공연이 아나라 민족의 혼과 사랑 그리고 열정과 각오를 담아낸 특별한 시간이 될것임을 직감했다.
공연장 입구마당에는 공연종목과 출연자소개, 문예동 도까이지부의 연혁이 실린 팜플레트 그리고 문예동의 활동의 력사를 보여주는 잡지 《문예 동해》등이 전시되여있었다.
손님들은 이 자료를 살펴보며 감회에 젖었고 공연시작을 기다리며 기대에 찬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드디여 공연의 막이 오르고 민족의 정서를 담은 노래와 춤이 공연장을 가득채웠다.
녀성합창 《번영하라 조국이여》, 피아노독주 《밀양아리랑 영천아리랑》은 그 선률만으로도 조국의 풍경과 력사를 떠오르게 했고 군무 《물레질하는 처녀》는 조선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하며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특히 학생들이 출연한 악기합주 《풍년든 금강마을》, 녀성독창 《내 심장의 목소리》와 춤 《조선의 꽃으로 피여나리》는 이국땅에서도 조국의 사랑과 희망을 간직한 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깊었다.
◇
공연도중 나의 심금을 울린 특별한 순간이 있었다.
도까이호꾸싱지방 학교에 사랑이 담긴 희사금을 전달하는 장면이였다.
동포사회의 뜨거운 련대감과 후대들에 대한 깊은 사랑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가를 가슴에 새기며 나는 뜨거운 박수를 멈출수 없었다. 관객들 역시 박수로 함께 축하하여 공연장은 더욱 따뜻한 분위기로 충만되였다.
공연이 끝난 후 문예동관계자의 한마디가 내 마음속깊이에 남아있다.
《예술의 기수로서 동포들이 사랑하고 즐길수 있는 문예창작활동을 더욱 활발히 벌려나가겠습니다. 우리의 말과 노래, 춤을 통해 동포사회에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며 예술로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고싶습니다.》
그 진심어린 다짐은 나에게 큰 감동과 새로운 힘을 안겨주었다.
65년동안 이어온 민족예술의 숨결이 응축된 그날 공연은 내 가슴에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 잊을수 없는 순간순간들이였다.
(아이찌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