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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선희》처럼/ 김지세

2024년 08월 15일 10:00 민족교육

그림- 김지세

《저 동무의 흙이 게발린 차바퀴를 보세요. 또 저 동문 피우던 담배를 차창밖으로 던졌어요. 이 거리가 어떤 거리나요? 이런데도 동문 분하지 않아요? 어서 따라가자요. 이건 직무상요구라기보다 같은 수도시민으로서의 부탁이예요.》

이 말은 중급부 3학년 국어교재《고향의 모습》에서 교통보안원 선희가 하는 대사이다.

선희는 자기가 나서자란 수도 평양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처녀이다. 평양이 더욱 밝고 아름다와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은 수도시민인 자동차운전사 두남이의 마음을 울린다.

학생들은 못 가본 평양의 거리를 그려보며 《고향의 모습》을 무척 즐겨배웠다. 선희와 두남이의 사랑이야기라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하루총화시간이였다.

《의견, 제기 있습니까? 》

조직위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교실 맨 뒤줄에 앉은 한 녀학생이 선뜻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를 보는 학생들의 두눈은 휘둥그래졌다.

왜냐하면 하루총화마지막에 있는 《의견, 제기시간》에 그 누구도 말을 해본적이 없었기때문이다.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손장난을 하던 학생도 궁금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오늘 국어의 어휘숙제를 많은 동무가 잊었는데 그 원인을 국어책임자가 숙제기록을 안했기때문이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응당 모두가 숙제를 꼭 해오자고 목표를 세웠으니까 숙제를 잊는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나 과업달성보다 더 귀중한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무한테서 비난을 당하면 마음에 일생 상처가 남을수 있습니다.

과업을 완벽하게 달성하는 학급보다 좀 부족해도 동무의 마음을 생각할줄 아는 학급이 좋습니다.》

분단선전위원인 이 녀학생은 동무들앞에서 당당히 말을 할줄 아는 학생이였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있다.

그리고는 거듭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이것은 분단위원으로서 하는 호소가 아니라 같은 학급동무로서의 호소입니다. 》

어쩐지 그의 말이 내 머리속에 계속 남았다.

녀학생의 말에 감탄을 금치 못한 나는 소조에 참가하러 가는 그를 쫓았다. 정말 마음에 울렸다고, 그처럼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 학급동무들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고 흥분된 어조로 전했다.

그랬더니 녀학생은 안도의 숨을 쉬였다. 그리고는 사실은 말하지 말가 했었다고 하는것이였다.

《그럼 어째서 말할수 있었어요?》

《선희같으면 꼭 말했을거지요?》

《선희…?》

《지금 배우는 고향의 모습의 선희입니다.》

놀라움과 동시에 나의 가슴에는 뜨거운것이 그득 차올랐다.

《교통보안원이니까가 아니라 평양을 사랑하는 수도시민으로서 한 선희의 말에 정말 감동했어요.

나에게 있어서 가장 귀중한 우리 동무를 위해서 꼭 말하고싶었어요.

나도 분단위원이니까, 과업을 달성해야 하니까가 아니라 같은 동무로서 꼭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제까지 동무들앞에 많이 서왔지만 진심을 말하니까 이렇게 긴장한 일은 처음이예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손은 아직도 떨리고있었다.

나는 그의 모습에 선희의 모습을 겹쳐보았다. 그 모습 얼마나 미덥고 아름다왔던가!

그날부터 《의견, 제기시간》은 《선희》들의 시간이 되였다.

녀학생이 한 《같은 학급동무로서의 호소》를 계기로 스스로 호소를 하는 학생들이 나타난것이다. 서슴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떳떳이 말하는 그 모습에 또 선희의 모습을 겹쳐보았다. 그들 모두가 《같은 수도시민으로서의 부탁》을 한 선희처럼 같은 학급동무로서 호소를 한다.

나는 우리 학급을 위한 그들의 마음에서 수도 평양을 위한 선희의 마음을 보았다.

우리 학급 《선희》들의 말은 항상 나에게 참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깨우쳐준다.

자신에게 있어서 귀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터놓고싶어하는 마음.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는것을…

그렇다면 나도 이 미덥고 사랑스러운 우리 학생들에게 《진심》을 터놓고싶다.

우리 학급 《선희》들이 가리키는 신호봉따라 참된 사랑의 길을 함께 가고싶다.

(오사까중고 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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