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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우리 말과 나⑫/박재수

2024년 08월 19일 09:11 론설・콜럼

우리 말에 대한 생각

우리 말에 대한 생각의 나래를 펴다

내 책상우에 《우리 말이 차넘치는 학교》, 《글짓기는 조선사람임을 인식하는 시간》이라는 기사가 실린 올해 3월의 《조선신보》가 놓여있다. 《우리 말을 잘 배우고 늘 쓰는 2중모범학교》의 영예를 지닌 니시도꾜제2초중의 경험을 소개한 글이다. 읽을수록 이 학교 교원들이 우리 말 교육에 바쳐온 지극한 정성에 가슴뜨거워짐을 느낀다.

2023학년도 재일조선학생《꽃송이》현상모집에서 24작품을 입선시킨 西東京제2초중 교원들과 학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는 나의 눈빛속에 밝게 웃는 자기 모습을 본듯 했다.

총련교육일군들의 교육연구모임 중고국어분과 조언자를 하는 나는 2년련속으로 제출된 이 학교 국어교원이자 국어지도위원회 책임자인 백승숙교원의 교연론문을 통하여 이미 신보기사의 내용을 알고있었다. 참으로 배울것이 많은 론문이였다.

나는 기사를 다시 읽으면서 우리 말에 대한 깊은 생각에 잠기였다.

우리 말은 민족의 징표이자 자부심이다.

우리 말은 자신이 누구이며 어느 민족에 소속하여 사는 존재인가를 비쳐주는 거울이다.

우리 말은 우리의 력사와 문화, 우리 민족의 감정과 정서를 담고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우리 말로 된 총련의 출판물들

우리 학교 교과서는 물론 《조선신보》와 잡지 《조국》을 비롯한 우리 글로 된 총련의 여러 출판물은 조국의 소식과 우리 나라의 력사와 문화를 알려왔고 우리 동포들의 생활을 소개해왔다. 그것이 재일동포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쓰는 보람과 즐거움을 잃지 않게 했고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 말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마음을 키워주었다.

오늘도 아이들의 웃음꽃이 차넘치는 우리 학교에서 우리 학생들이 우리 말과 글로 씩씩하게 배우는 모습은 동포들에게 래일에 대한 희망과 삶의 보람을 안겨주고있다.

우리 말과 글을 배우고 지키는것은 대를 이어 민족의 얼을 이어가는 우리 후대들을 위한 성스러운 길이다. 세대가 바뀌여도 지켜나가야 하는것이 우리 말과 글이다.

나는 우리 말에 대한 이런 생각의 나래를 펼쳐나가며 우리 말을 사랑하는 우리 동포들과 학생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우리 말은 민족교육과 재일조선인운동의 뿌리

재일동포사회에서 우리 말과 글, 우리 력사와 문화가 지켜지고 우리 민족의 얼이 뿌리내리고있는것을 볼 때마다 나는 우리 말과 글의 힘을 새삼스레 느끼군 한다.

우리 동포들은 일제시기에 낯선 일본땅에 건너와서 오늘까지 세대를 이어 살아왔다.

선대들은 해방직후부터 우리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며 민족의 얼을 지켜왔고 애국의 대를 이어왔다.

총련과 우리 동포들이 걸어온 애국의 나날에는 그 언제나 우리 말과 글이 있었다. 우리 말과 글은 재일동포들과 희로애락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왔다.

이국의 하늘아래서 뿌리를 잃지 않고 어언 한세기를 꿋꿋이 살아온 우리 동포들의 삶은 우리의 자존심이자 자부이며 긍지이다.

이국에서 살아도 조선사람으로서의 뿌리를 깊이 내리는데 꼭 필요한것, 그것이 바로 우리 말과 글인것이다.

우리는 우리 말과 글로 민족교육과 재일조선인운동의 력사를 써내려왔고 조국의 그윽한 향기가 풍기는 우리 문화를 창조해왔다.

《조선신보》와 교과서를 비롯한 우리 출판물들은 우리 말과 글을 쓰고 사는 즐거움과 보람을 우리에게 안겨주었고 우리 말과 글의 소중함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주었다.

우리 학교 국어수업의 한 장면(요꼬하마초급)

우리 말과 글로 교육하는 우리 학교에서는 오늘도 아이들의 웃음꽃이 만발하다. 그 웃음소리로 자래워가는 민족의 넋은 4세, 5세들의 가슴속에도 깊이 뿌리내리고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이역땅 일본에 그 어떤 풍파가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나갈것이다.

우리 말, 우리 노래가 들려오는 우리 학교와 동포사회에서 치마저고리를 입고 춤을 추며 밝게 웃는 우리 동포들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속에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힘과 용기를 안겨주고있다.

조국을 그리워하며 우리 말과 글을 잊지 않으려 학교를 세우고 동포사회를 지켜온 선대들의 애국의 뜻은 세기와 세기를 거쳐 이렇게 면면히 이어지고있는것이다.

해방후 어언 8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동포들과 학생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말과 글을 쓰고 우리 문화와 민족성을 지키며 산다. 그것은 우리 말과 글이 단순한 말과 글이 아니라 민족정신의 상징이며 민족의 존엄이기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는것은 조선사람으로서의 자기 존엄을 지키고 자기 존재를 빛내이는것으로 된다.

민족교육과 재일조선인운동의 력사는 말한다. 우리 말과 글이야말로 우리의 뿌리라는것을!

그렇다. 우리 동포들에게 있어서 우리 말과 글은 우리의 뿌리이자 샘물같은 삶의 원천이다.

우리는 재일동포들의 력사가 우리 말과 글, 우리 민족문화를 지키고 민족성을 살려온 력사였다는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우리 말은 재일동포들의 삶의 요람

일상생활에서 우리 말을 쓰는것은 우리 민족의 얼을 지키고 해외에서 민족자주정신을 가지고 떳떳이 살아가는 중요하고도 사활적인 문제이다. 그것은 우리의 민족성을 고수해나가는 길이고 우리의 사상과 문화, 우리 동포사회를 지키는 문제와 직접 이어진 심각한 정치적문제이다.

이것을 다시금 새겨가는 나의 마음속에 언제나 아름다운 우리 말을 쓰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샘물처럼 솟구친다.

우리 말의 귀중함을 새겨안을수록 동포사회의 주인으로서의 당당한 품격을 갖추어 자신의 본분을 다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용솟음친다.

우리 말과 글을 늘 쓰면서 우리 학교와 우리 동포동네에서 치마저고리를 입고 우리 노래를 부르고 우리 춤을 추면서 화목하고 유족하며 힘있는 우리 동포사회를 꾸려나가는 여기에 총련과 재일동포들이 살아가는 길이 있는것이다.

우리 말과 글은 민족자주정신과 민족적소양을 심어주는 자양분이다.

해방후부터 오늘까지 우리 말과 글로 재일조선인운동의 력사를 써내려오고있는것으로 하여 우리 재일동포들의 존엄은 지켜지고있고 그것으로 하여 우리의 자존심과 삶은 빛나고있다.

이국에서 살아도 우리 말과 글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대를 이어 민족의 얼를 안고 살아갈수 있다.

이 신념이 있었기에 한덕수의장을 비롯한 우리 선대들은 조국을 그리워하며 총련조직과 학교를 세우고 동포사회를 지켜온것이리라.

이처럼 재일동포들에게 있어서 우리 말과 글은 민족교육과 재일조선인운동의 뿌리이고 보람찬 삶의 요람이다.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고 지켜나가는것은 우리 세대의 제일가는 의무이고 책임이며 후대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말과 글은 재일조선인운동을 지키고 살리는 무기이다. 우리 말과 글이 사는 곳에 애국도 있고 애족도 있는것이다.

애국의 꽃을 대를 이어 피워나가려면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고 운명을 같이하여야 한다.

우리 말과 글은 우리 일군들과 동포들을 이어주며 애국으로 이끌어주는 우리의 친근한 벗이며 동지이다.

후대들에게 우리 말을 쓰면서 환하게 웃는 우리의 얼굴을 선물하자. 동포사회에서 민족의 대, 애국의 대를 우리 말과 글의 힘으로 꿋꿋이 지켜온 자랑찬 력사를 넘겨주자. 화목하고 유족하며 힘있는 동포사회를 꾸리기 위하여 우리 말이 차넘치는 동포사회를 만들어나가자.

이렇게 하는것이 우리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고 이역땅에서도 조선민족으로서 떳떳이 살아가는 애국과 애족의 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동포사회에 민족의 향기를 더해주고 애국운동을 고조시켜나가는데서 우리 말과 글이 영원한 불씨가 되고 불길이 될 때 총련애국운동의 래일, 동포사회의 미래가 담보된다고 나는 소리높이 웨친다. (련재 끝)

【경력】1966년 3월 교또조선중고급학교 졸업(9기생), 1970년 3월 조선대학교 문학부 졸업(12기생), 문학부 및 문학력사학부 학부장, 조선어연구소 소장 력임, 현 한글능력검정협회 상담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교수, 언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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