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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뿌리/조미구

2024년 07월 29일 09:34 문화

조대 문력학부 련합동창회가 신입생들에게 선물을 증정하였다

지난 6월 22일 조선대학교에서 문학력사학부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대불고기모임》이 진행되였다. 우리 학부졸업생들로 구성된 련합동창회가 주최한 이 모임에는 80명을 넘는 학부졸업생들, 학부의 전신인 문학부와 력사지리학부 졸업생들과 교원들, 학생들이 참가하였다. 3개 학부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기획은 처음으로 이룩된 참으로 의의깊은 마당이였다.

며칠전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장마비는 가셔져 날씨는 우리 마음처럼 맑았다. 그런 하늘에 속으로 감사를 보내면서 나는 불고기모임준비를 다그쳤다. 그러더니 예상한대로 저마다 록색옷을 입어은 졸업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우리 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학부의 색갈인 록색옷을 보니 친근감을 느끼기도 하였으나 그보다도 처음 보게 되는 대선배들이여서 나에게는 긴장감이 더 컸다.

모임이 시작되자 졸업생들이 발언하였다.

《우리 말과 글, 력사와 지리, 문화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고 긍지입니다.》

《동포사회와 민족교육을 지켜나가는데서 우리 학부졸업생들의 역할이 아주 큽니다.》

《우리의것을 누구보다도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자기 아이들을 꼭 우리 학교에 보내주십시오.》

《우리 힘을 합쳐 록색선풍을 일으키자!》

졸업생들은 우리 학부가 이어온 전통을 뜨겁게 이야기하며 《록색》을 자랑하였다. 그 말들중에서도 여러번 듣게 된것은 《뿌리》라는 말이였다.

졸업생들이 말한것처럼 우리 말과 글, 력사와 문화를 전공하는 우리 학부는 그야말로 민족의 뿌리를 동포들에게 알려주고 앞장서 이어가는 학부일것이다. 지난 시기 식민지통치에 의한 선대들의 수난의 력사, 떳떳한 조선사람으로서 살려는 지향이 반영되여 어려운 속에서도 시작된 국어강습소… 그 모든것들이 담겨져 지켜져온 민족교육은 바로 재일조선인운동의 뿌리일것이다.

《우리 학부는 재일조선인운동의 뿌리, 조선사람으로서의 뿌리를 〈담당〉하는 학부입니다.》

뿌리. … 문력학부가 《뿌리》라면 졸업생들은 무엇이 되겠는가. 그 든든한 뿌리를 따라 뻗어난 줄기인가. 거기에 달린 푸르싱싱한 잎들인가. …

나는 깊은 사색끝에 깨달았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뿌리》를 가지고 동포사회의 민족의 얼을 이어가는 그런 줄기가 되여야 거기에 민족성이라는 새잎이 달리는것이 아닐가. 그리고 그 뿌리는 절대로 스스로 뻗어가지는 못할것이다. 생명수없이 뻗는 뿌리가 없고 해빛없이 자라는 나무가 없는것처럼 뿌리에는 반드시 자양분이 있어야 한다. 우리 문력학부는 그 《뿌리》이면서도 조국이라는 자양분을 가지고서 이역에서 《민족》이라는 거목을 자래우는 밑거름이며 또한 원예사인것이다.

오늘 졸업생들이 자랑한 《록색》은 바로 한뜻을 품고 달려온 그들의 삶, 이역의 역경속에서도 대를 이어 끈질기게 싹트는 민족의 숨결이 아닌가 …

신입생들이 학부사명을 자각하여 앞으로 4년간을 열심히 배우라고 마련된 불고기모임에서 나는 새 봄이면 가게 될 애족애국운동의 현장에서 장차 얼마나 큰 거목을 자래울수 있을가 하는 생각에 잠기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대학에서 《뿌리》를 배우며 가지를 뻗고있는중이라는것을 가슴에 새겼다.

(조선대학교 문학력사학부 어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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