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시】《에스코트 키즈》/김려우
2024년 03월 06일 13:24 기고누구나가
최선을 다했으니… 하고
스스로를 되풀이 달래여봐도
자꾸만 떠오르는 생각
(이역의 어린이들은
언제면 《승리》의 기쁨을 맛보랴)
사시장철 바람 모진 이곳에서
기죽지 않으려면
언제나 당당하고
어디서든 떳떳하려면
그들에겐
조선의 《승리》가
비길데없는 큰 힘이 되였을건데
반세기전
우리 선수들
《붉은 번개》선풍으로
렬도를 들었다놓을 때
이 가슴가득 슬기와 긍지를 채운
그날 그 시절,
그런 뭉클함 후련함을 그들에게도
내 그래서
기세충천 집을 떠나
조선대표선수의 손을 잡고
함께 입장하여 돌아온 꼬마더러
조심조심 어떻더냐고
추운 날 늦은 밤에
말을 건네보았는데
-아닌데요, 난 그래도 좋았어요
선수언니하고 우리 말로 이야기하고
《아침은 빛나라》도 함께 불렀어요
-시합에 졌는데도?
-나는 언니의 이름을 알았고
언니도 내 이름을 알게 됐으니
기쁜거예요
…!
늙은이의 괜한 걱정과는 판판 다르게
조국의 《한부분》에 접한
어린것의 가슴속에서는
조선이 우렷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새봄을 맞아 싹트고있었다
이 마음까지도
그리운 곳으로 《에스코트》해주며
(도꾜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