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시】위령비앞에 선 너희들/황판곤
2023년 10월 02일 11:49 기고원사동포위령비건립75주년, 간또대진재 100주년추모제에서
깔끔한 외모에 청결한 교복 입은
너희들이 왔구나
너희들이
생전에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
그들의 고향도 알지 못하고
이름조차도 모르는 조선사람들의
혼이 잠들고 있는 곳
너희들이 향을 피우며
마음을 모으고
두 손을 모으니
선향의 꽃향기 연기가
위령비 주변으로 퍼져
혼을 달래여주어라
《고향의 봄》과
《아리랑》노래를
불러드리는
이 자리는
또 다른 말은 필요없는 곳
너희들의 마음만이 자리잡은 곳
위령비앞에서
과거와 현재가 손을 잡고
선대들의 희생과
너희들의 희망이
하나로 이어지는것이리
슬픈 력사가 잊혀지지 않게
너희들의 희망이 빼앗기지 않게
늘 서있으련다
(조선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