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우리는 친척같은 관계가 아닙니까!》
2023년 06월 05일 14:30 기고니시도꾜에 거주하는 저는 4월 9일 요꼬하마에서 딸의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은 7년전에 앓게 된 뇌경색(脳梗塞)의 후과로 걷지 못한다. 그러기에 우리 부부는 전날에 결혼식장인 호텔에 숙박하여 결혼식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전날에는 신랑이 우리를 호텔까지 송영해주기로 되여있었다. 녀동생부부는 우리를 걱정하여 몇번 련락을 주었다. 그러던중 우리 부부가 거주하는 분회장한테서 전화가 있었다.
《분회장은 결혼식장까지 어떻게 갑니까? 제가 분회의 어르신들을 호텔까지 모시고가자고 생각했었는데 피뜩 분회장 생각이 났습니다.》
그는 지금까지도 내 남편을 분회장이라 부른다. 남편은 이전 분회장이였던것이다.
그는 자기가 자동차를 빌려 우리 부부를 호텔까지 태워가주겠다고 말해주는것이였다.
결혼식전날 우리 부부와 딸은 분회장이 운전해준 자동차에 새생활에 필요한 물건들도 실어 호텔로 향했다. 그동안 남편은 아무 불편없이 편안히 앉아있을수가 있었다.
결혼식당일에는 신랑이 거주하는 지역동포들과 동창생들, 우리 딸이 거주하는 지역동포들과 동창생들이 모였다.
무사히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분회장이 자동차를 운전해주어 불편없이 집에 도착할수 있었다. 분회장은 한걸음도 걷지 못하는 남편을 부축하고 몸을 일으켜주었다.
《선생님, 우리는 친척같은 관계가 아닙니까!》
나를 선생이라 불러주는 고마운 우리 분회장은 나의 제자이자 남편의 뒤를 이어 분회장을 맡아하는 참으로 동포사회의 귀중한 존재다.
돌이켜보면 결혼식준비과정과 당일의 모든것들이 동포사회의 따뜻함과 무관하지 않았다.
주례를 맡아주신 총련 가나가와현본부 위원장과 안사돈은 초급부시기부터의 동창생이다.
결혼식의 사회자, 접수를 맡아준 조청원들, 식장에 울려퍼진 민족악기의 연주, 우리 노래, 피아노련단을 피로한 예술인들은 다 민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다. 결혼반지며 기념반지, 진주목걸이며 귀걸이를 만들어준것도 젊은 세대의 동포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불안은 덜어준 신랑의 고마운 선배, 결혼식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축하금과 선물을 보내준 친척들과 지역동포들, 동창생들, 딸의 결혼은 축하하러 멀리서 달려온 학창시절의 동창생들, 민족의상을 우아하게 입혀주고 예쁘게 단장해준 브라이덜《봄날》의 직원들, 결혼식준비정형을 걱정해주고 련락을 주신 니시도꾜결혼상담소 소장, 결혼식때에 따뜻한 축하의 말을 건네준 지부상임위원들, 결혼식이 끝난 다음에 《초대해주어 고맙다.》고 식사모임을 마련해준 딸의 조청시기 상임위원들…
나는 우리 부부와 딸을 결혼식장까지 데려다준 분회장뿐 아니라 식장에 모인 모든분들이 참으로 뜨거운 동포애를 지니신분들이라는것을 새삼스레 통감하였다.
량가부모들에 대한 꽃다발증정시에 남편을 대신해준 친동생을 뜨겁게 포옹해준 우리 사위, 아버지의 눈물을 딱아준 우리 딸, 친적소개시에 자기네 결혼식에 와준 친척들이 고맙다고 두눈에 눈물을 글썽이는 우리 딸의 모습. 따뜻한 마음을 지닌 동포들이 있어 우리 젊은이들이 이역땅에서도 모진 어려움을 뚫고 떳떳한 조선사람으로 살아나갈수가 있다.
나는 딸의 결혼식을 올리면서 동포사회에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미풍이 흘러넘치고있으며 화목한 동포사회가 꿋꿋이 이어져있음을 가슴깊이 새겼다.
(니시도꾜 하찌오지지부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