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묶음 《삶의 이야기》 전화
2018년 12월 28일 10:37 주요뉴스
모녀 / 리우자
직장생활을 하느라 집에서 떨어져 사는 딸한테서 아주 가끔씩 전화가 걸려온다. 많은 경우에 용건이라고는 특별한게 없고 저녁은 뭘 해먹겠다느니, 신발은 어느것을 고를가 고민중이라느니, 참 소소한 대화다. 필요한 련락은 거의 문자로만 주고받는 요즘이라서 더 그런지 그녀의 톡톡 튀는 말투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전화기너머로 들려오면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어머니도 그러셨을가…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스친다.
내가 어려서부터 기숙사생활을 한지라 전화로 어머니와 대화하는 일이 참 많았다. 학교 현관에 놓인 빨간 공중전화. 집에 전화를 걸고 이야기하다보면 넉넉히 가졌다싶었던 동전은 금새 전화기에 빨려들어갔다. 툭, 툭,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참으로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약속한것은 아니였지만 토요일은 어머니와 통화하는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