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제련행피해자 유가족 김원경씨
2012년 11월 26일 11:40 조국・정세《<총리의 반성>, 실천에 옮겨야 한다》
【평양발 김지영기자】지난 2004년과 2006년 유골문제로 일본을 방문하려 하다가 일본정부당국에 의해 입국이 저지된바 있는 강제련행피해자의 유가족, 김원경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골문제에 관한 일본의 태도를 어떻게 보는가.
2004년에 일본에서 활동하는 조선인강제련행진상조사단이 유뗀지에 보관된 유골의 명단을 제공받아 조선인강제련행피해자, 유가족협회와 우리 나라에서 조사활동을 벌렸다.
그때 명단에 아버지(김정표씨, 자료에 의하면 1943년 11월 30일 인도네시아에서 전사)의 이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치솟는 분노를 어쩔수 없었다.
명단자료를 보니 거기에는 아버지의 이름도 어머니의 이름도 조선에서 살던 주소도 다 있었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강제로 끌고간 일본이 책임적으로 유가족들에게 사망통지서라도 보내야 하지 않는가. 어째서 60년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우리가 청천벽력과 같은 사망소식을 접수해야 하는가 말이다.
일본방문계획이 여러번 취소되였다.
2004년 12월 도꾜에서 진행되는 유골문제에 관한 행사에 참가하고 유뗀지에 안치된 아버지의 유골을 모시고 오자고 했었는데 우리가 떠나기 직전에 일본정부가 오지 말라고 했다. 보좌성원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유가족만 들어오라고 했는데 일본말도 할줄 모르고 어디서 누구를 만나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혼자 오라고 하는것은 오지 말라는 소리나 같다.
일본정부는 2006년 7월에도 우리의 입국요청을 불허하였다. 그 다음부터는 결국 평양선언이 리행되여야 문제가 풀린다고 생각하게 되였다. 과거청산에 기초하여 국교정상화를 하겠다던 그 약속을 일본이 끝까지 지키도록 만드는것이 내가 아버지의 유골을 모셔올수 있는 길이다.
지금 무엇을 호소하고싶은가.
평양선언에서 일본총리가 과거죄행을 반성하고 사죄하였다. 일본정부는 그 정신을 실천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유뗀지에 있는 유골함에는 돌멩이가 들어있었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그것이 사실인지 이제껏 확인하지 못했다. 일본정부는 조선인강제련행희생자들의 유골을 모두 찾아내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유가족들의 요구대로 피해자들의 유골을 조국땅에 안장시키기 위한 실무적대책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
유골문제는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력사에 관한 문제, 민족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이며 반드시 끝장을 보아야 한다.
(조선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