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시】우리의 연필/김태관
2012년 11월 05일 16:51 문화・력사오늘도 너희들은 연필을 쥔다
외로워도 서러워도
너희들은 연필을 쥐고 말할테지
《우리 학교가 제일이다!》고
그러나 난 알아
서명활동할 때마다
연필 쥔 손 차가와지고
앞날의 희망 얘기할 때마다
연필로 제 마음 찌르는걸
나도 연필을 쥐고있어
시 한편 훌륭히 짓지 못하는 연필이지만
서투른 우리 글밖에 적지 못하는 연필이지만
너희들 쥐는 연필과
모양도 무늬도 색갈도 똑 같은
미래를 그리는 연필
나도 쥐고있어
그러니 외로워하지 마
쓸쓸하게 혼자 울지 마
너희들 연필이 미래를 그릴줄 모르게 되면
내가 너희들 미래 그려줄게
손이 차가와
연필을 쥐지 못한다면
내가 너희들 손 녹여줄게
좀더 있으면 그릴 수 있을거야
만발하게 웃는
우리의 얼굴을, 환한 얼굴을
그러니 놓지 말자
우리의 연필을
우리의 미래를
(조선대학교 문학력사학부 어문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