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26년 09월 08일

【투고】42년째의 상봉/황진희

2026년 08월 28일 09:00 기고

-꽃나이 청춘시절 조국에서 맺어진 42년 7개월간의 인연-

1983년 11월 9일부터 12월 20일까지 나는 제23차 재일조선고급학교학생대표단의 한성원으로 조국을 방문하였다. 도호꾸에서 규슈까지 총 60명의 조고생들로 구성된 대표단의 한성원으로 꿈에도 그리던 조국을 방문한 41일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청춘의 한페지로 나의 가슴속에 계속 새겨져있다.

그때로부터 42년 7개월…

벌써 환갑을 맞이한 우리들은 다시 즐거운 청춘의 한때를 보내게 되였다.

2026년 7월 4일. 총련 효고현본부 고베지부 즈쯔이분회의 리창선동무가 책임자를 맡아주고 도꾜에 있는 강복미동무부부가 경영하는 음식점에서 동창회를 가졌다.

처음 이 소식에 접했을 때에는 일본각지에 흩어진 그리운 동무들과 만날수 있는 기쁨도 있었지만 약43년만에 만나는 동창생들이 나를 기억할가, 나이가 들어서 못 알아주는것이 아닐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가 등 불안감이 앞서 도꾜를 향하는 신간선안에서도 조마조마하였다.

그러나 그 불안은 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삽시에 사라졌다.

동창회에는 대표단성원 60명중 18명이 모여 맛있는 료리를 먹으면서 시종 추억이야기에 꽃을 피웠다.

니이가다에서 만났을 때의 첫인상, 《삼지연》호에서의 생활, 원산항에서 어느쪽 발을 먼저 내디디였는지, 난생처음으로 본 조국의 모습, 놀라운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뻐스, 평양시내의 여러 기념관, 평양학생소년궁전어린이들의 공연, 뻐스칸에서 부른 노래 등 시간 가는줄 모르게 여러 이야기들이 계속되였다. 2차회에서도 청춘이야기는 끊어질줄을 몰랐다.

호텔에서 일본각지에서 모인 동무들과 지냈던 청춘의 나날들이 생생히 떠올라 저절로 가슴이 흐뭇해졌다. 60살을 넘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모인 자리였으나 그 시간만큼은 모두가 《조고생》이 되여버린것 같았다.

조국체류기간에 반장을 맡은 박동무를 우리의 영원한 제23차 대표단의 반장으로 임명하여 다시 건강한 몸으로 만날것을 약속하고 귀중한 시간을 마무리하였다.

우리 학교에서 만난 인연이 우리 조국에서 맺어진 인연이 되고 약43년후 계속 우리 동포사회에서 이어지는 인연이 될줄이야 누가 상상했던가! 또한 나의 이 글을 《조선신보》를 통해 읽어 조국방문의 나날을 더듬어보게 되는 대표단성원들이 일본각지에 많이 있다는것을 상상하는것만이라도 기쁨이 북받쳐오른다.

우리의 삶은 역시 우리 학교와 동포사회, 우리 조국이 있어 더욱 값있고 더욱 깊은 따뜻한 삶으로 갱신되는것임을 뼈저리게 느껴 돌아갈 신간선에 몸을 실었다.

(효고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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