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26년 08월 13일

【투고】그 길우에서 빛나거라/황판곤

2026년 07월 27일 16:57 기고

−교육자의 길을 꿈꾸는 조카딸에게−

요즘 나는 몸과 마음이 다시 젊어지는 듯한 기쁨속에서 지내고있다. 오래도록 기억될 반가운 일들이 잇달아 찾아왔기때문이다.

희수를 맞아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고 내가 모교를 졸업한지 55돐이 되는 해에 조선대학교는 창립 70돐을 맞았다.

무엇보다도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일은 조카딸이 올해 조선대학교에 입학한것이다. 그 아이가 교육학부를 선택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교육의 길은 이렇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 아이가 교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나는 무척 기뻤다. 누가 권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그 결심이 무엇보다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조선학교에서 배우며 민족교육의 화원에서 곱게 자란 아이들은 우리 동포들의 희망이며 소중한 보물이다. 그 아이도 역시 열두해동안 민족교육의 품에서 배우며 오늘의 꿈을 키워왔다.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동무들과 마음을 나누고 성실하게 공부를 해왔다. 그는 고급부 3학년때, 《고교생의 주장 콩클》전국대회에 현대표로 참가하여 우수상을 받고 학생중앙미술전에서도 금상을 받으며 자신의 재능을 꽃피웠다.

졸업을 앞둔 시기에는 존경하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의 건강마저 좋지 않아 조카딸의 마음도 많이 무거웠을것이다.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많이 고민했겠지만 끝내 교육의 길을 선택한 그 아이의 결심이 나는 참으로 대견하고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가 나서 자란 집안에는 교단에 서신 분들이 계신다.

그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의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외할아버지와 외할어머니도 모두 교육의 길을 걸으셨다.

이제 그 뜻을 그 아이가 이어 가려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자랑스럽고 기쁘다. 그 아이까지 그 뜻을 이어 교단에 서면 그 집안은 3대에 걸쳐 교육집안이 된다. 생각하니 기쁘고 벅차기만하다.

나는 한달에 한번격으로 젊은 선생의 수업을 보는 기회를 갖고있다.

젊은 교원은 우리 말과 우리 글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를 알고 민족의 긍지를 이어가도록 온 정성을 기울이고있다.

교수안의 한장한장에는 교육자의 량심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수업하는 교원의 눈빛에서는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젊은 선생님의 수업을 바라보고있노라면 문득 나의 첫 수업이 떠오른다. 초급학교의 교원으로 배치받아 처음 맡은 학급은 두학년을 가르치는 복식학급이였다.

흑판을 절반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한 학년의 새 지식을 적어 가르치고 다른 한쪽에는 또 다른 학년의 학습내용을 적어 수업을 이어갔다. 모든것이 서툴어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컸지만 그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만 바라보며 교단에 섰던 그 시절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만나는 젊은 교원들은 모두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아이를 향한 사랑과 정성의 향기에서는 순백의 하얀 목련꽃이 피던 모교의 숨결이 느껴진다. 나는 그 향기가 조선대학교에서 피여난 교육의 향기임을 금세 알아차린다. 그럴 때마다 모교가 민족교육의 든든한 교원들을 길러내는 소중한 요람임을 새삼 가슴깊이 느끼게 된다.

나도 교단에 서면서 사랑과 헌신으로 교육에 한평생을 바쳐 온 훌륭한 선생님을 많이 만나 보았다. 그분들은 아이들과 동포들의 존경과 신뢰를 한몸에 받으며 민족교육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셨다.

오랜 교육선배들은 《교육사업은 직업이 아니라 혁명사업》이라는 신념을 가슴에 새기고 민족교육사업은 총련의 생명선이라는 사명감을 안고 어려운 속에서도 그 길을 굳건히 지켜오셨다. 그 숭고한 전통은 젊은 교원들속에 오늘도 이어져 민족교육은 새시대에 맞게 더욱 발전하고있다.

그 아이가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교육선배들이 왜 한평생을 바쳐 교단을 지켜왔는지, 교육자에게 바라는 기대가 무엇인지를 훌륭한 대학 선생님들로부터 깊이 배우며 마음을 더욱 굳게 다져 보람찬 대학생활을 보내기를 바란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빛이 되고 언제나 넓은 품으로 품어줄수 있는 선생님으로 성장하여 그 길우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이찌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