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26년 08월 15일

문예작품 한마당 (2026년 7월)

2026년 07월 20일 10:00 문화

《문예작품 한마당》에서는 각지 문예동 동맹원, 문예애호가들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수필】다시 만나는 날에는/한성우

노트콤에 소중히 담아둔 화일이 있다.

《이름.docx》.

작성한 날은 《2020년 8월 6일》로 기록되여있다.

사람들은 이상한 일로 여길것이다. 100명 남짓이 되는 《이름》을 라렬해 적어놓아 무엇하겠는가고.

그런데 나에게는 그것이 그저 평범한 화일이며 《이름》들이 아니였다.

24년전, 11살나던 내가 설맞이공연에 참가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조국에 갔을 때 훈련장으로 향하는 뻐스칸에서 《이 노래를 모르면 조선사람이 아니다.》라고 하시면서 《사랑하자 나의 조국》노래를 열정에 넘쳐 배워주시던 안내선생님.

조대 연구원시절 평양에서의 배움의 나날에 많이 먹고 휴식도 잘해야 글도 잘 쓸수 있다고 흰밥을 늘 곱배기로 퍼주던 평양호텔 식당봉사원의 모습도 안겨온다.

《고수!》 하고 웃으면서 내 머리를 멋있게 깎아주던 리발사며 동포가 요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운전대를 꼭 잡던 운전수, 총련에서 왔다고 자신의 연구과제도 뒤로 미루어 나를 위한 강의를 먼저 보장해준 대학의 선생님들.

이들뿐이랴. 언제한번 《이름》은 물어보지 못했어도 언제나 꼭같이 반겨맞아주고, 또 갈 때는 더 크게 손흔들어주던 상점과 식당의 종업원, 사적지의 강사 그리고 수도의 거리거리를 지켜서던 낯익은 그 안전원…

바로 지금으로부터 6년전, 악성비루스가 온 지구를 휩쓸고 조국방문의 길도 막혔을 때 조국에는 또 언제 가랴 하고 한자한자 적어둔 《이름》화일이다.

날과 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더더욱 그리웠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가봐 두려웠다.

이름을 적어둔것은 그때문만이 아니였다.

그들의 넋을 닮기 위하여!

어머니조국에 잘 왔다고, 창조의 예지가 넘친 안광으로 늘 우리를 바라보던 그들이기에, 아마도 그들모두는 만나지 못한 이 수년세월 조국이 부르는 대건설투쟁에 스스럼없이 뛰여들었을것이며 속보판에도 제일크게 그 이름이 났으리라는것을 나는 의심치 않았다.

맡은 일터마다에서 재일동포들이 다시 평양에 올 날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며…

며칠후면 나는 7년만에 조국을 방문하게 된다.

화일에 적힌 이름들을 보느라니 벌써부터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것만 같아 마음도 높뛴다.

나는 그들을 만날 때 뜨겁게 이름을 불러줄것이다.

(문예동도꾜)

【유화】《김장》/김용자 (문예동도꾜)

2025년 제작

작품에 대하여

유화 《김장》을 문득 보면 재일조선인들의 식생활풍습을 그려낸 구수한 느낌을 주는 그림인것 같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동포동네마다, 가정마다 흔히 보는 어머니들모습이지만 그들이야말로 김치를 담그고 판매하여 마련한 자금을 도꾜제5초중에 깡그리 바치고 학교지원사업을 오래 벌려온 녀성동맹도꾜 가쯔시까지부 《김치애교회》 어머니들이다.

90세를 넘도록 김치를 담근 리순녀고문을 비롯한 애교회 어머니들은 학교에 2대의 통학뻐스를 희사한것을 비롯하여 많은 도움을 주면서 40년이상의 력사를 학교와 함께 하였다.

작가는 지난 시기 녀성동맹 가쯔시까지부에서 전임일군으로서 함께 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할것을 마음다졌는바 40년간 월 한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꼭꼭 활동해오던 김치애교회는 작년 12월에 막을 내렸지만 《어머니들의 모습을 영원히 화폭에 담을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고 하였다.

(김임호 문예동도꾜 위원장)

【시】한가위/김성순

해 맑음을 품고서도

아직은 퍼지기

이른 초저녁

 

어디선가

솨 바람들이

벼이삭 쓰다듬을적

 

고즈넉한 밤하늘에

달은 치솟아

 

이슬맺힌 초목들에

밝은 빛 지니게끔

 

가늠 했었더냐

 

내 마음

말끔 앗아가는

그 찰나를

(2025)

【시】빌어먹을/정선

그렇고보니 욕중에도

《빌어먹을!》이라는 욕은

우리 민족이 빌어먹는자를 얼마나 멸시하였는지

그 인간존엄의 높이를 가늠하게 한다

 

이제와서는

다들 조금이라도 빌어먹으려고

피눈이 되고 란리다

로력 덜하고 돈 많이 벌면

능력 좋다고 추켜세우고

 

우리 조상들의 넋과는 이질화된

정신세계를 흔히 볼수 있게 되였다

 

사람들이여,

우린 손과 발 부지런히 놀려가며

조국을 위해 민족을 위해

쉼없이 살자

 

그것이 곧

조선민족으로

참되게 사는 과정이려니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