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응원단/서정인
2025년 06월 05일 10:18 민족교육
군마초중 학생들과 도꾜조고 권투부 학생들
5월 31일, 비가 온 토요일에 있은 일이다.
나가보려던 초급학교 운동회가 연기되여 책이라도 보려던 때에 전자우편이 날아들었다.
《시간이 된다면 보시지요. 도대회에서 우승한 조고의 두 선수가 오랜만에…》
군마현 마에바시시에서 진행되는 《제67회 간또고등학교권투대회》가 인터네트로 실황방영된다는 소식이였다.
《조선신보》지면을 통하여 도꾜조고 권투부가 작년에 부활했다는 소식이며 벌써 도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하고있다는것을 알던터라 나는 종일 벌어질 경기중에서 조고생이 출전하는 시간부터 곧 알아보았다. 경기운영예정표에 밝힌것과 거의 비슷한 시각에 조고생이 출전하는 경기가 화면에 나타났다. 응당한대로 권투경기는 선수끼리 때리고 맞는 경기이다. 화면너머로나마 조선학생에게 혼자 속으로 성원을 보내는 내 어깨의 힘살에도 긴장이 감도는것을 스스로 느낄 때였다.
(?!)
우리 말이 들리는듯 했다.
귀를 기울여봤더니 《홍군 이겨라!》 틀림없이 이렇게 들렸다.
이 한마디가 내 가슴에 애틋이 안겨오는데 의문이 잇달았다.
(조고생의 목소리는 아닌것 같은데, 어째서 《우리 학교 이겨라》가 아니라 《홍군》일가?)
화면을 계속 지켜보는데도 어느새 내 관심은 경기의 흐름새보다도 우리 말의 《발신지》에로 더욱 쏠리게 되는것이였다. 나는 차마 참지를 못하고 현장에 있을, 내게 경기소식을 알려준이에게 련락을 띄웠다.
듣고보니 군마초중의 전교생과 교원들 그리고 총련본부위원장을 비롯한 수많은 일군들과 동포들까지 경기장에 나와 두명의 조고생에게 동포애가 넘치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고있다는것이였다.
나는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는데 계속된 설명에 의하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초급부 저학년 애들이 《홍군 이겨라》라고 소리내여 응원했다고 한다. 조고생의 경기복이 빨간색이였으니,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우리 꼬마들은 정말…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내 가슴이 뭉클뭉클해지는데 우리 선수들은 원정지에서 얼마나 큰 힘을 얻었으랴.
아마도 이제까지는 자신을 위하여, 우리 학교의 명성을 떨치기 위하여,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하여 힘겨운 훈련의 나날을 이겨냈었더라면 앞으로는 일본각지에 있는 우리 동포들을 위하여, 우리 학교를 다니는 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하여! 라는 《힘을 자래워야 할 항목》이 보태져 보다 간고한 시련도 맞받아 나아갈것이라고 생각해보는 내가 주먹을 불끈 쥐였다.
다가오는 《전국고등학교종합체육대회》(인터하이)예선에 나서는 그들이 기대된다.
주말에 있을 운동회에서는 홍군이 이길것 같다.
(문예동중앙 문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