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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묶음 《삶의 이야기》 실패

2016년 08월 24일 10:02 주요뉴스
쓴맛 나던 《16살》때 추억(리정옥)

쓴맛 나던 《16살》때 추억(리정옥)

점쟁이의 말/리명숙

나는 이제까지 단 한번만 《점쟁이》를 만나본적이 있다.

《고민거리가 뭔데요?》

점쟁이는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다그쳐 말하였다.

점쟁이를 찾아오는 손님들의 미래를 딱 알아맞춘다는 소문이 자자했고 당시 직장동료가 강하게 권유하기에 그저 호기심이 나서 나는 점쟁이를 찾아갔다. 그런데 점쟁이를 눈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그에게 상담할만한 《고민거리》를 정하지 못하고있었음을 알아차렸다.

《고민거리가 뭡니까?》

점쟁이는 타이머를 가리키며 다시 말하였다.

제한시간은 15분. 짜증을 낸듯한 그 녀자의 시선에 채찍질 당한듯 나는 문득 말을 하였다.

《며칠전에 맞선을 보았습니다.》

점쟁이는 만족스럽게 머리를 끄덕이고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는 맞선을 본 상대의 《조건》에 대해 캐물었다.

《생년월일은?》, 《어느 지방 사람인가?》, 《이름은?》…

한참 질문을 한 후에야 점쟁이는 숨을 돌리고 짐짓 젠체하며 말하였다.

《그 맞선은 실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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