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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본 일본 1〉일제범죄피해자, 계속되는 정신육체적고통

《대를 이어서라도 원한 풀겠다》

【평양발 김지영기자】 일본의 고이즈미 즁이찌로총리가 조선을 방문하여 조일국교정상화의 조기실현을 위해 노력할것을 약속한 평양선언이 채택된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일본은 수뇌합의를 배반하고 조선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추구하여왔다. 반목하고 대결하는 이웃 나라를 조선은 어떻게 보고있는가. 각계층의 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조선 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조대위)의 결성은 1991년이다.

일제가 저지른 죄행의 자료조사와 과거범죄청산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려온 조대위는 2002년 평양선언이 채택된 후 오히려 더 많은 현안을 안게 되였다. 식민지지배와 관련하여 고이즈미총리가 표명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속으로부터의 사죄의 뜻》이 완전히 뒤집히고 일본의 과거청산회피책동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랄해지고있기때문이다.

강제련행피해자의 명부를 보는 조선의 관계자들(2003년 11월)

스스로 단체결성

《일본이 책임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2중, 3중의 인권의 피해가 계속 산생되고있다.》

조대위 손철수서기장은 일제범죄피해자들의 고통은 평양선언이 발표된 후에도 증폭되고있다고 지적한다. 사회단체 대표나 력사학자, 법률가 등 각계층 인사들을 망라한 조대위는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과 련계를 취하면서 활동하고있다.

서기장에 의하면 평양선언의 불리행으로 말미암아 피해자들은 보다 주동적이며 강력한 행동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놓였다. 선언채택 이듬해인 2003년의 11월, 조선인강제련행피해자, 유가족협회가 결성되였다. 과거청산문제와 관련하여 개별적피해자들이 주축이 된 단체가 결성되는것은 조선에서 처음되는 일이였다.

협회결성의 계기점은 강제련행피해자와 관련한 42만 7,129명의 명부가 일본에서 발굴된것이다. 협회는 평양에서 명부의 전시회를 진행하고 일본에 강제련행되였거나 학살된 가족, 친척의 소식을 알아볼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문의를 접수하였다.

《오늘 우리 나라에는 일제식민지시기 강제련행되였던 혈육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되였는지, 사망했다면 그 유골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라 속을 태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가 하면 수백수천구의 강제련행피해자들의 유골이 일본의 이름없는 절간과 유골보관소들에 짐짝처럼 쌓여있거나 쓰레기처럼 처분되고있다.》

평양에서 공개된 명부에는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갔던 조선녀성들의 이름도 있었다고 한다.

《일본군성노예피해자들은 명예회복은커녕 아직도 범죄의 조직성과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고있는 일본당국의 처사에 커다란 정신적고통을 느끼고있다. 이것은 그대로 보다 심각한 육체적고통을 낳고있다.》

손철수서기장(사진 문광선기자)

시간허비의 리유

고이즈미총리가 평양에 왔다간 다음에도 치솟는 분노를 안은채 세상을 떠나간 피해자, 유가족들이 적지 않다. 《대를 이어서라도 쌓이고쌓인 대일원한을 기어이 풀어줄것을 자손들에게 부탁하였다.》-조대위관계자들은 가슴아픈 비보와 함께 그러한 유언을 전해듣게 된다고 한다.

《일본은 조선이 경제협력을 바라서 국교정상화를 하려 한다고 말하고있는데 우리를 감히 모독하지 말라는것이다. 원한으로 버그러진 관계는 그 원한을 공정하고 깨끗하게 해결하는것으로써만 회복을 기대할수 있다. 일본의 과거범죄청산은 에돌아갈수도 그냥 넘길수도 없는 필연적인 과정인것이다. 피해자, 유가족들의 이러한 의지와 요구는 우리 나라 정부에도 정확히 반영되여있다.》

지난 10년간 일본이 《랍치문제의 해결》을 국교정상화의 《전제》로 내세워온데 대하여 일제범죄의 피해자, 유가족들은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잘라 말한다. 《랍치문제》를 떠들어대여도 조선을 무력으로 강점한 일제에게 면죄부가 주어지지 않는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관계수복의 조건을 내대는 거꾸로 된 론리는 단호히 배격하겠다는 말이다.

《랍치문제는 일본이 과거범죄청산을 회피하고 조선에 대한 적대시를 합리화하는 구실로 되여왔는데 이 10년간에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그들의 속내는 조일관계를 악화시킨채 시간을 허비하는데 있다. 피해자, 유가족들이 모두 죽기를 기다리고있는것이다. 그러나 피해당사자가 숨을 거두었다 해서 범죄사실이 사라져 없어지는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른다 해도 우리는 자자손손 대를 이어 원한의 력사를 기억할것이다.》

(조선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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